바이든 행정부 추진 가능성 커
쿼드 등 참여도 꺼리는 文정부
中의 기술협력 요구에 딜레마
전문가 “참여 못하면 불리해져”
조 바이든 행정부가 5세대(G), 인공지능(AI) 등 첨단 테크놀로지 분야에서 중국 견제를 위한 주요 틀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 반도체 선진국들의 모임인 T12(Techno democracies 12)를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 견제 성격의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확대 참여를 꺼리는 문재인 정부가 미국이 T12 참여를 요청한다면 응할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이 가운데 5G, AI, 집적회로 등 전방위적인 신산업 분야에서 협력하자는 중국의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한·미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문 정부가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세계 각국이 새로운 테크놀로지 기술 표준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는 ‘룰 메이킹(rule making)’ 국면에서 외톨이 신세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콧 해럴드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5일 문화일보에 “바이든 행정부가 기술적으로 발전한 민주주의 국가들의 모임인 T12를 추진할 전망이고 한국도 여기에 포함된다”며 “국가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는 중국이 충족하기 어려운 데이터 보호 기술 표준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T12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안보 브레인으로 평가받는 리처드 폰테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소장과 재러드 코헨 구글 직쏘 CEO가 처음 제안한 아이디어다. 도널드 트럼프 전임 행정부의 5G 클린네트워크에 이어, 바이든 행정부의 5G 데이터 안보정책의 핵심 틀로 채택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상당하다. 바이든 행정부가 T12 구상을 구체화해서 한국에 제안할 경우 문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는 분명하지 않다. 문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요구한 5G 화웨이 보이콧과 5G 클린네트워크 참여 요청에 응하지 않은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달 열린 첫 쿼드 정상회의에서 회원국들과 중국 화웨이를 겨냥한 5G 통신 보안 확보 기준을 세우기 위한 워킹그룹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쿼드 참여를 꺼리는 문 정부는 자연스럽게 5G 기술 표준 논의에서 제외되는 상황에 놓였다. 이런 전례에 비춰 문 정부가 T12에 쉽사리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 가운데 중국은 한국에 5G와 빅데이터 등 기술 협력을 강화하자는 요구를 강화 중이다. 중국 외교부는 샤먼(廈門) 한·중 외교장관회담 이후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중국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을 조기에 마무리하며, 5G·빅데이터·녹색경제·AI·집적회로·신에너지·보건산업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같은 시점에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 미국 측은 반도체 공급망 안보를 위한 논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국제통상 전문 외교 관료는 “우리가 미·중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을 것처럼 우물쭈물하지만 미국 아닌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국제 경제 속에서 착각에 가깝다”며 “룰을 만드는 데 참여하지 못하면 기업들만 일본, 대만 등에 비해서 불리해지는 상황에 몰리게 된다”고 지적했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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