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세연, 국가별 추이 분석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작년말 이미 100% 넘어서


한국이 세계 주요국과 비교해 가계부채의 질이 나쁘고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특히 가계부채의 단기(1년) 비중이 높아 유동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미 지난해 말 기준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선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빚 부담이 급속도로 늘어나면 경제 전체에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의 목소리가 나온다.

5일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의 ‘국가별 총부채 및 부문별 부채의 변화추이와 비교’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는 유럽 선진국 등 주요국에 비해 유난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조세연은 “부채규모가 많이 늘어난 현시점에서 금리가 급격하게 인상되는 경우 부채 부담에 따른 이자 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등 경제 전체에 충격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세연이 분석대상으로 삼은 지난해 2분기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98.6%를 기록하며 전 세계 평균(63.7%)과 선진국 평균(75.3%)을 훌쩍 상회했다.

이는 2008년 이후 27.6%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전 세계 평균 3.7%포인트, 선진국 평균 -0.9%포인트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큰 수치다. 더구나 가계부채는 지난해 3, 4분기에도 급속도로 늘어나 지난해 말 기준 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3.6%를 기록, 전년 말 대비 8.4%포인트나 높아졌다. 부채의 질도 나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의 가계부채는 단기 비중이 22.8%를 차지해 프랑스(2.3%), 독일(3.2%), 스페인(4.5%), 이탈리아(6.5%), 영국(11.9%) 등 유럽 주요국에 비해 크게 높았다. 미국(31.6%)을 제외하고는 선진국 대부분이 우리나라보다 단기 비중이 낮았다. 단기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유동성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조세연은 한국의 가계부채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기타대출(대부분 신용대출)의 규모가 주요국과 비교해 매우 높은 점도 지적했다. 기타대출은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영 환경 악화에 따른 대출, 생활자금 마련을 위한 대출 등이 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주식 투자 등도 포함된다. 기타대출 중 상당 부분을 주택 구매나 전세자금 용도로 활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이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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