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자 의혹을 수사했던 ‘기획통’ 장영수 대구고검장(사진·54·사법연수원 24기)이 13일 사의를 표명했다. 차기 검찰총장 인사를 앞두고 고검장급 검사장의 줄사퇴를 예고한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현 정부의 무리한 검찰 무력화 시도마다 바람막이 역할을 해온 고검장들에 대한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장 고검장은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린 사직인사 제목의 글에서 “검찰개혁이 우리 사회의 화두가 돼 온 지가 수년이지만 그 궁극의 목적이자 방법은 검찰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어떤 흔들림도 없이 법과 원칙대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어렵고도 중요한 사명을 수행해 내기 위해선 그 어떤 상황, 세력, 처리 결과에 따른 유불리에서 벗어나 옳은 것은 옳다고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회적 관심이 큰 사건에 대해 각자가 처한 입장에 따라 매우 다른 가치관과 잣대로 접근하는 경우가 날로 늘어가는 상황에서 법과 원칙만이 검찰이 기댈 유일한 버팀목일 것”이라며 사직 인사를 남겼다.

장 고검장은 지난해 11월,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직무집행 정지를 명령하고 징계를 청구하는 등의 조치들과 관련해 6인 고검장 성명을 이프로스에 올렸다. 장 고검장은 이프로스에 글을 게재한 후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직자로서 나름 역할과 도리를 다 해왔다고 생각했고 그 역할이 여기까지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총장 인사를 앞두고 고참 기수들의 줄사퇴 행렬이 이어질 것”이라며 “정치인 장관 주도의 일방적 인사와 지휘권 행사 등으로 검찰 조직 구성원의 자긍심이 크게 떨어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해완·윤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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