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정계 “엄청난 실수” 우려
다음 달 1일부터 아프가니스탄에 주둔 중인 미군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이 철수를 시작하는 가운데, 미군의 공백이 가뜩이나 혼란한 아프가니스탄 정국을 위기로 내몰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4일 백악관에서 “아프간 주둔 미군 철수를 다음 달 1일 시작해 9월 11일 이전에 끝내겠다”면서 “미국의 가장 긴 전쟁을 끝내야 할 때며, 이제 미군이 집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나토 30개 회원국도 이날 성명을 내고 “5월 1일부터 나토의 아프간 지원 임무 병력 철수를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재 아프간에는 미군 2500명, 나토 연합군 7000명이 주둔해 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미군 철수로 아프간 상황이 급격하게 나빠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2001년 미국의 공격으로 정권을 잃었던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인 탈레반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 탈레반은 현재 국토의 절반 이상에서 영향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 철수로 대적할 세력이 없어지면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장악하려고 시도할 수 있고, 미국이 버팀목이었던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급격히 무력해질 수 있다. 카불의 전쟁평화연구소 대표인 타밈 에이시는 “가장 예상 가능한 결과는 9월 11일 철군 완료라는 이 타임라인이 9월까지 아프간 내 주요 세력들 간 정치적 합의를 이루거나 아니면 시리아 스타일의 내전으로 직면할 촉매제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프간의 정부와 군대는 미국의 지원 없이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며 “아프간 여성과 소수민족 문제, 현 대통령이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등의 중요한 질문들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미 정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거세다. 미 공화당 소속의 미치 매코넬 상원 원내대표는 “엄청난 실수”라고 했고, 리즈 체니 의원은 “탈레반, 알카에다의 거대한 승리”라고 평했다. 윌리엄 번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알카에다와 다른 테러리스트 그룹이 아프간에서 재건을 시도할 수 있는 중대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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