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지난 13일 금강·영산강 등 11개 보(洑) 개방 관측 결과를 발표하면서, 보 개방으로 수질이 나빠졌음을 처음으로 공식 인정했다. 보 해체를 결정한 금강 세종보·공주보, 영산강 죽산보와 같이 수문을 오래 연 곳에서 대부분 수질이 최대 40%까지 악화했다. 반면, 수위 조절 등을 이유로 보 개방 실적이 미미했던 낙동강 수계 6개 보에서는 수질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년 반 동안 보 개방을 통해 관찰된 현상은 오래전부터 알려진 학술적 이론과 잘 부합한다. 강에 맑은 수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하수나 산업폐수 등과 같은 외부 유입원을 처리 기술로 방지하는 게 우선이다. 하지만 유역에 대도시·산업단지·농경지 등과 같은 오염원이 산재해 있는 큰 강에서는 한계가 있다. 특히 비가 올 때 도시 지면에 쌓인 먼지나 쓰레기, 농경지에 살포된 비료나 농약, 나대지에서 유출되는 토사 등은 상당량 그대로 들어오게 마련이다.
그래서 외부 차단에 한계가 있는 강에는 주요 지점에 보를 만들어 일단 들어온 오염물질을 바닥에 가라앉히고 쓰레기를 걷어낸다. 강바닥에 가라앉은 오염물질은 미생물과 저서생물에 의해 분해되고, 이때 증식한 저서생물들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어 정화된다. 수생태계의 자연정화는 육상생태계에서 낙엽이 썩고 지렁이가 청소하고 다시 생태계 먹이사슬로 이어지는 것과 같다. 19세기 후반 영국 템스 강에서 처음 시작된 이 방법은 지금까지 많은 강에서 사용해 오고 있다. 또, 이 자연정화가 발달해 도시 하수처리장의 원리가 된 것이다.
도시의 강에 보가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하수처리장 방류수에 섞여 있는 각종 난분해성 미량 유해물질과 미세 플라스틱, 염소소독 부산물 때문이다. 이러한 물질로 인한 생태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로 강에 물을 채우고 빨리 희석하는 것이다. 금강 보 상류에는 인구 150만의 대전시와 85만의 청주시가 있다. 그리고 영산강 보 상류에는 150만 광주시가 있다. 이곳 하수처리장 방류수는 수량이 풍부한 강에서 희석이 돼야 생태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보가 주는 긍정적 효과가 4대강에서 잘 나타나고 있지만, 현 정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오히려 보를 개방하니 큰 강에 모래톱이 생기고 개천에 살던 생물종이 내려와 생태계 건강성이 회복됐다고 주장한다. 또, 강에 물이 빠진 상태를 ‘물 흐름 개선’이라는 코미디 수준의 미화를 하고 있다. 지난 2019년과 2020년 여름철 긴 장마에 녹조가 줄어들자 보 개방으로 인한 물 흐름 개선 결과라고 했다. 이는 완전히 잘못된 해석이다. 녹조 발생은 유속과 무관하고 수온과 일조량이 원인이다. 물과 함께 흐르는 단세포 미생물이 어떻게 속도감을 느껴 종이 바뀌고 증식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가? 여름철 수온 상승으로 생긴 녹조 덩어리가 보에 걸렸는데, 보가 만든 것이라고 거짓 주장을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보 개방 결과는 수질 악화, 강의 사막에 불과한 모래톱 증가, 개천 생태계 확인 등으로, 정부가 보 해체를 위해 찾았던 것과는 정반대되는 현상이다. 특히, 수질은 보 해체 비용편익(B/C) 분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제 정부가 보 개방 시 수질 악화를 스스로 공식 인정한 이상 보 해체와 상시 개방은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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