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서 “지정하라” 압박
선례없고 외국인 투자 감소 우려
경쟁당국의 대기업집단 동일인(총수) 지정 여부와 관련, 대기업 편입이 예상되는 쿠팡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의장은 미국 시민권자인데 그동안 외국인을 지정한 선례가 없어 형평성과 역차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는 30일 대기업집단 변경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증시 상장 성공으로 자산 5조 원 이상 대기업 집단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쿠팡에 대한 동일인 지정 여부다. 재계에서는 김 의장이 미국 시민권자라는 점에서, 외국인 자연인(개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한 선례가 없는 기존 관례에 따라 법인(쿠팡 주식회사)이 동일인으로 지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면 시민단체 등에서는 실질적 오너인 김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공정위 일각에서도 이런 주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서는 이에 대해 “지정 선례가 없는 데다, 이럴 경우 기존 기업들에 대해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쿠팡과 유사하게 외국인이 최종 의결권자인 에쓰오일, 한국GM의 경우 시민단체 주장대로라면 에쓰오일 소유주인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나 한국GM 소유주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의 메리 배라 회장이 총수로 지정돼야 하는데 이는 형평성과 함께 역차별 논란을 초래한다는 것이다
해외 자본의 국내 투자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없었던 선례가 만들어질 수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기업 진출에 적용될 새로운 사례를 만드는 셈”이라며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억제하는 리스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상 논란이 될 소지도 있다. 한·미 FTA 투자 규정에는 한국 내 투자에 대해 같은 상황의 제3국 투자자와 비교해 불리한 취급이 금지돼 있는데, 에쓰오일의 사우디아람코 대주주 등과 비교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제에 기준이 모호하게 돼 있는 공정거래법상 동일인 지정 조항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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