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인프라 구축 나섰지만
가치 담보못하는 애매한 처지


‘투자가 아닌 투기.’

정부가 19일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와 관련해 합동단속을 벌이고 내년부터는 이들 가상자산에 대해 세금도 걷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여전히 암호화폐의 법적 지위는 물음표다.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수는 급속도로 늘고 있지만 암호화폐는 ‘가치를 담보할 수 없는’ 애매한 처지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소득에 과세하고 증여·상속세를 걷으면서도 암호화폐를 법정통화로 취급하지 않다 보니 당장 암호화폐의 위·변조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 규정도 마땅하지 않은 실정이다. 피해 사례가 빈번히 발생해도 적용할 현행법이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다. 증권이나 펀드의 경우 자본시장법 등에 의거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정보에 엄격한 관리가 이뤄지고 있는 현실과 대비된다. 증권·펀드에서는 투자자를 기망할 목적으로 정보를 숨기거나 조작할 경우엔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 한국은행이 중앙은행이 발행한 암호화폐를 기존 법정통화와 1 대 1로 교환할 수 있도록 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기존 암호화폐 제도화와는 트랙이 다르다. 시행까지 시점도 요원하다.

정부는 “암호화폐 투자는 자기 책임하에 이뤄지는 것”이라고 못 박으면서도 내년부터 시행될 가상자산 소득과세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본격화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암호화폐 거래 차익을 ‘기타소득’으로 분류해 20%의 세율로 분리과세할 방침이다. 암호화폐 투자로 연간 250만 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면 초과분의 20%는 세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국세청은 거래소 등 가상자산사업자들로부터 수집한 거래 자료를 활용해 인별 거래자료 체계를 구축하고, 신고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가상자산 과세대상자 현황을 파악하고, 신고안내대상자를 선정해 성실신고를 안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아울러 가상자산사업자의 신고 진행 현황을 알 수 있도록, 금융정보분석원(FIU) 홈페이지에 신고 접수 및 수리 현황을 공개하고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 확인도 지원할 예정이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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