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조 美에 전달해야”
설득 과정서 동맹 약화 우려


미국 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대북 인권 정책에 대한 난타전이 벌어진 당일,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이 “북한 인권 의제가 한반도 평화 구축 과정에 장애가 되는 상황을 방지해야 한다”는 취지의 전략보고서를 발간했다.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북한 인권을 개선할 수 있다는 판단을 전제로 문 정부의 미국 설득 노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보편적 인권을 대외 전략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와 시각차를 줄이기보다 오히려 더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에 미국 의회의 문제의식이 상당 부분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지난 16일 발간한 ‘바이든 행정부 인권외교 전망과 정책적 고려사항’ 전략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도발로 북·미 대결 국면이 조성되고 이로 인해 미국의 대북 인권 압박이 강화되며, 다시 북한 인권 이슈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북·미 협상의 장애물로 등장하는 식의 악순환을 방지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며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한·미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원식 책임연구위원과 김상걸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 적극 동참하되 △한반도 평화가 북한 인권 개선의 필수조건이고 △남북관계 발전을 통한 실질적 북한 인권 개선을 추진한다는 기조를 일관되게 유지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권 문제를 둘러싼 한·미 사이의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이런 우리의 대북 인권 기조를 바이든 행정부에 명확히 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가 발간된 시점과 거의 동시(지난 15일 현지시간)에 진행된 미국 의회의 대북전단살포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 관련 청문회에서는 문 정부의 북한 인권 정책과 대북전단살포금지법에 대한 난타전이 벌어졌다.

톰 랜토스 인권위 공동위원장인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한국 정부가 북한 및 중국과의 관계개선, 비핵화 등을 이유로 인권에 대한 오랜 약속에서 후퇴하고 있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북한 주민 2500만 명의 자유를 외면한 이런 전략은 실수”라고 지적했다. 청문회를 앞두고 문 정부가 이를 막기 위한 전방위적인 대미 외교전을 펼쳤으나 미국 의회는 아랑곳없이 문 정부의 인권 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셈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김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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