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청계시장 점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내수 침체 영향으로 줄줄이 문을 닫아 휑한 느낌을 주고 있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청계천로 청계시장 점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에 따른 내수 침체 영향으로 줄줄이 문을 닫아 휑한 느낌을 주고 있다.
- 신한銀 ‘보통사람 금융보고서’

전년 대비 부채 보유자 비율
9.7%P 올라 62.5%로 집계
빚이 月소득 보다 17배 많아
청년층, 주식·비트코인 ‘빚투’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손에 쥐는 소득이 줄어들자 ‘빚’으로 버티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소득이 적은 취약계층일수록 빚도 크게 늘었다. 특히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부동산 정책을 비롯한 경제정책의 난맥상이 쌓이면서 저소득층은 점점 ‘내집 마련’의 꿈을 포기했다. 청년층은 주식·비트코인 투자로 몰렸다.

신한은행은 2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1 보통사람 금융생활 보고서’를 발간했다. 지난해 경제활동 인구에서 부채 보유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년 대비 9.7%포인트 높아진 62.5%로 집계됐다. 빚이 일정 속도로 늘어난다고 가정할 때 예상치인 47.5%보다 15%포인트 높았다. 2016년 72.6%였던 부채 보유 비율은 매년 감소해 2019년 52.8%까지 낮아졌지만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생활비 자금 목적의 소액대출이 늘었다.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는 월 소득보다 17배로 많은 빚을 지고 있다. 지난해 부채 보유 가구의 평균 부채 잔액은 8753만 원인데 이들의 월 평균 가구 소득은 506만 원으로 조사됐다. 특히 저소득층인 1구간의 부채 잔액은 지난해 4367만 원으로 전년보다 19.8% 급증했다. 전체 소득 5개 구간 중 증가율로는 가장 컸다. 고소득층인 5구간의 부채 잔액은 전년보다 오히려 2.2% 줄었다.

저소득층의 생활고가 깊어지는 사이 자산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고소득층인 5구간의 부동산 자산 규모는 지난해 9억8584만 원으로 전년보다 5.7% 늘었다. 반면 1구간의 부동산 자산은 600만 원으로 전년보다 8.5% 줄었다. 집값이 높아지면서 자가 마련은 고소득자들만 꿀 수 있는 꿈이 됐다. 자가 미보유자 중 월 가구 소득 700만 원 이상의 고소득층에서만 부동산 구입 의향이 전년보다 증가했다. 그 이하 소득 구간에서는 자가 구입 의향이 모두 감소했다. 향후 주택을 마련할 의향이 없는 이유로는 ‘경제적 여력 부족’(62.3%)이 압도적으로 컸다. 강명헌(전 금융통화위원)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동성이 풍부해 주가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더 여유가 생기는 등 양극화가 심화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가격이 높아지자 청년층인 20대는 주식 투자에 매달렸다. 지난해 연령대별 주식투자 비율은 20대에서 39.2%로 나타나 전년보다 15.3%포인트나 늘었다. 전체 연령대 중에서 주식투자비율이 가장 높았다. 자금이 부족한 20대는 ‘빚투’(빚내서 투자)를 늘렸다. 주식 투자를 하는 20대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 131만 원으로 전년(75만 원)보다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전체 평균은 2019년 349만 원에서 337만 원으로 줄었다.

가계가 체감하는 형편이 올해도 크게 나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응답자 10명 중 7.2명은 올해도 생활형편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나빠질 수 있다고 봤다. ‘좋아질 것’으로 내다본 사람은 27.6%에 그쳤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모두 겪은 현재 40대 이상의 응답자 중 약 절반은 과거 당시보다 코로나19가 가계 경제에 미친 타격이 체감상 더 부정적이라고 답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은 전월보다 6조5000억 원 늘어난 1009조5000억 원으로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이날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와 기업의 부채 부담 상승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냈다.

송정은·민정혜 기자

관련기사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