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W 오늘도 시초가대비 6만%
금융자산 아닌 탓에 단속 ‘한계’


정부를 비웃듯 21일에도 암호화폐 광풍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세탁, 사기 행각, 다단계 불법행위에 대한 범정부 특별단속의 칼이 무딘 탓이다. 전날 거래소에 상장한 한 암호화폐 가격은 한때 10만%까지 치솟았고, 1분기 신규 계좌를 만들어 투자한 사람은 250만 명에 달한다. 비정상적 암호화폐 열풍에 거래소와 연계된 은행들은 가격 폭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 우려에 초긴장 상태다.

이날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전날 상장된 아로와나토큰(ARW)은 오전 9시 35분 기준 3만4000원대로 거래되며 가격이 상장 하루 만에 시초가(50원) 대비 6만7900% 올랐다. ARW는 상장 후 30분 만에 5만3800원으로 뛰며 이례적으로 10만% 이상 올라 시세조종 의혹도 불거졌다. 하락장에서 나 홀로 강세를 보이며 이달에만 최대 563.6% 오른 미국의 도지코인 가격은 이날 급락해 400원대 초반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렇듯 변동성이 큰 암호화폐는 특히 규모가 작을수록 곳곳에서 리딩방을 통한 시세조작 의심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수준의 가격 급상승이 벌어지고 있다”며 “암호화폐 열풍이 식으면 거품이 꺼져 ‘빚투’(빚내서 투자) 자금 회수가 어려울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범정부 특별단속을 선언했지만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인정하지 않는 근본적 한계 탓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암호화폐는 금융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만일 거래소에서 시세조작이 강하게 의심된다 하더라도 금융당국이나 한국증권거래소는 조사를 벌이지 않는다”며 “자본시장법 등에 법적 근거가 없어 검찰이나 경찰에서 일반 형법에 근거해 사기 혐의 등으로 수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에 달려드는 ‘불나방 투자’와 정부 뒷짐의 최대 수혜자는 암호화폐 거래소란 평가도 나온다. 수수료 수익을 얻는 국내 거래소의 하루 매출은 올해 들어 1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4∼15일 국내 투자자는 최근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식을 5444만 달러(약 605억 원) 순매수했다.

민정혜·유회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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