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국내기업 55곳 대상 ‘평가 동향’ 분석

기관별 기준·가중치 항목 달라
기업 40%, 3단계이상 차이 나
“해외기관 韓기업 저평가 의심
경제단체 등서 대외 홍보 필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ESG평가기관의 등급 평가 결과가 많게는 5등급까지 차이가 나는 등 들쭉날쭉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관별로 기준과 항목별 가중치가 달라 평가 결과의 차이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6일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국내외 ESG 평가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국내외 ESG 평가기관인 미국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레피니티브(옛 톰슨로이터),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2020년 기준으로 공통으로 등급을 매긴 국내 55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했다.

3개 평가기관은 7단계 또는 4단계로 ESG 등급을 나누는데, 현대제철의 경우 모건스탠리와 레피니티브의 등급 격차가 5단계까지 벌어졌다. 이들 기업의 평가기관별 ESG 등급 평균 격차는 1.4단계였고,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22개로 전체의 40%를 차지했다.

글로벌 기업을 평가한 결과도 차이가 컸다. 세계 1위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ESG 상장지수펀드(ETF)를 구성하는 21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MSCI와 레피니티브의 평균 등급 차는 1단계로 나타났다. 3단계 이상 차이가 나는 기업은 17개, 2단계 차이가 나는 기업은 28개였다.

전경련은 기관마다 평가 항목과 기준 등이 달라 평가 결과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환경(E) 평가의 경우 모건스탠리는 기후변화, 천연자원, 오염·폐기물, 환경적 기회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러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환경전략, 환경조직, 환경경영, 환경성과, 이해관계자 대응을 평가 기준에 넣었다. 레피니티브는 자원사용, 배출, 제품혁신을 기준으로 했다.

전경련은 특히 세부적인 점수 산정과 가중치 부여 과정에서 차이가 발생하며, 해외 ESG 평가 기관의 경우 한국 기업을 저평가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의심된다고 지적했다.

송재형 전경련 ESG 태스크포스(TF)팀장은 “한국 기업에 대한 사실 확인 없이 공개 데이터 등에만 의존해 등급이 산정되기 때문에 혼선을 빚는 측면이 있다”면서 “경제단체 등과 같은 제3의 기관에서 국내 기업의 ESG 활동 데이터를 종합하고 기업설명회(IR)처럼 대외에 알리는 활동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송 팀장은 “각 기업이 ESG를 추구하는 이유에 따라 벤치마킹할 기관과 지표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며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경영전략으로 접근해야지,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이나 기업의 공유 가치 창출(CSV)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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