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불법 현수막 이유로 모두 떼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할 경남 양산 사저 건립을 반대하는 현수막 40여 개 중 절반가량을 야밤에 몰래 철거한 용의자가 특정됐다. 이 용의자는 “문 대통령을 사랑해서 뗐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머지 현수막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장이 이끌고 있는 양산시가 불법 현수막을 이유로 모두 철거했다.(문화일보 4월 22일 자 5면 참조)
양산경찰서는 27일 하북면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문 대통령 사저 건립지인 하북면 일대에 내건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을 철거한 혐의(재물손괴)로 주민 A(50대) 씨를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하고 있다. A 씨는 하북면이장단협의회 등 17개 단체가 지난 21일 면사무소 인근 등과 국도변에 내건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 43장 중 23장을 무단 철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21일 밤 누군가 철거한 플래카드 23장을 시청 2청사에 두고 갔다”고 말했다. 경찰의 공식조사는 이뤄지지 않았으나, A 씨는 “문 대통령을 사랑해 사저 건립 반대 플래카드를 뗐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하북면이장단협의회장을 진정인 자격으로 먼저 조사한 후 A 씨를 불러 철거 동기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나머지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은 양산시가 불법이라는 이유로 21~23일 철거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법 현수막 철거는 하북면사무소 소관이지만, 면사무소는 관련 단체들이 현수막을 내걸자 시청에 요청해 철거하도록 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현수막은 통상 방치되는 게 일쑤지만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은 양산시와 특정인에 의해 3일 만에 모두 철거된 것이다.
김일권 양산시장은 사저 건립 반대 현수막이 나붙자 지난 23일 하북면으로 달려가 주민과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간담회는 관련 단체들이 “플래카드가 철거됐는데 무슨 대화냐”며 보이콧해 파행됐다. 하북면이장단협의회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퇴임 후 연고도 없는 이곳에 집을 지어 오겠다는데 터전을 일구며 살아온 우리가 왜 불편을 감수해야 하느냐”며 “청와대 사저 건립 관계자나 경호처, 양산시는 우리 의견을 들을 생각도 않고 입만 막으려고 하는데, 이제부터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산=박영수 기자 buntl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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