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트 미나리’ 관심 집중

‘파친코’, 美 애플TV서 제작
봉준호 새 작품도 벌써 화제
K스토리, 글로벌 스탠더드로


지난해 영화 ‘기생충’에 이어 올해는 배우 윤여정이 활약한 영화 ‘미나리’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K-스토리’로 수놓았다. 단순히 한국 감독이나 작가, 배우들의 작품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는 수준을 넘어, 한국적 이야기가 전 세계 유력 제작자들의 선택을 받는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작품이 ‘포스트 기생충’ 혹은 ‘포스트 미나리’가 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여정의 차기작인 ‘파친코’(Pachinko·사진)는 미국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애플TV플러스(+)에서 제작하는 현지 드라마다.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이 쓴 동명 소설을 드라마로 옮긴 작품으로 일제강점기 후 일본과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 이민자들의 고된 삶과 정체성을 다룬다. 할리우드에도 진출한 김지운 감독과 ‘기생충’으로 이름을 알린 배우 이선균이 참여한 ‘닥터 브레인’ 역시 애플TV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된다. 한국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한국형 SF 스릴러를 해외에 알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에도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을 배경으로 한 공포물로 봉 감독은 최근 “한국어 프로젝트의 가본이 지난 1월에 완성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애플TV플러스를 비롯해 넷플릭스 등 OTT 기반 드라마들이 미국 텔레비전 예술과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에미상(Emmy Awards) 후보로 등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윤여정에 이어 한국 감독이나 배우의 모습을 이 시상식에서 보게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K-스토리는 최근 소재 고갈에 부딪힌 할리우드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고 있다. 조선을 배경으로 삼은 좀비물 ‘킹덤’의 성공은 이제까지 동양적 스토리라면 중국이나 일본과 동일시해온 서구에 새로운 이야기 보고(寶庫)가 될 수 있음을 증명했고,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이라는 상황은 ‘사랑의 불시착’의 인기를 만들어냈다. 또 압축성장이 만들어낸 계층 갈등은 ‘반지하’라는 장소로 대변되며 ‘기생충’의 토대가 됐다. 심지어 한국적 ‘신파’(新派)는 오히려 세계 시장에서 신선한 요소로 어필하고 있다. 한국형 좀비의 시작을 알린 ‘부산행’을 비롯해 넷플릭스 전 세계 흥행 1위를 기록한 영화 ‘승리호’는 진한 가족애를 담아 눈물샘을 자극한다. 우리에겐 낡은 것으로 치부돼온 이야기 구조가 해외에서는 오히려 새롭게 느껴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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