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이나 인사이드
美갈등 따른 내부불만 사전차단
시진핑 연설문·발언 모음집 등
공산주의 사상 책으로 다 채워
걸리버 여행기마저도 퇴출위기
중국 당국이 초·중학교 도서관에 서구 가치관의 영향을 받은 서적을 퇴출하고, 중국 공산주의 사상을 강조하는 내용의 책을 채워 넣고 있다.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애국주의 고취 차원이지만, 옛 고구려 영토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에 이은 ‘도서관 공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에포크타임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당국은 지난 4월 1일부터 애국심을 떨어뜨리고 서구에 대한 동경심을 초래할 수 있는 책을 도서관에서 없앨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학교에서 추천해오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등의 전기가 사라졌고, 그 자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장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 등에 대한 사상 서적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중학교는 최근 시 주석의 연설문과 발언 모음집인 ‘중화대부흥의 중국몽’이 도서관 서가를 가득 채웠다. 특정 서구 사상을 조장하거나 무질서하게 외국 문화를 좋아하는 책도 금지됐다. 사실상 서구와 관련된 책들이 모두 금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과학적 오류’가 있는 책들도 서가 배치가 금지됐는데, 이 때문에 출판계가 초등학교 2학년 추천도서로 지정한 ‘걸리버 여행기’도 퇴출될 수 있다고 에포크타임스는 전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책들은 더 강한 탄압을 받고 있다. 누군가의 개종을 유도하거나 중국 정부의 종교관에 위배되는 모든 책의 도서관 비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중국 안후이(安徽)성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도서관 공정’ 배경에는 미국과의 갈등이 놓여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서구 사상에 대한 비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목표는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과 헌신을 함양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새로 편찬한 공산당 약사에선 시 주석이 롤모델로 삼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에 대해 과거에는 ‘중대한 책임’이라고 적시했지만, 새로 나온 판본은 ‘실수’란 용어로 대체됐다.
중국의 반외세 배격 움직임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중국 내에서 금서로 지정된 ‘시진핑의 거대한 기회’의 저자 자오이젠(趙逆劍)은 “이데올로기 영역에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 가장 쉬운 해결책은 민족주의와 전통문화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중국에서 그것은 소용이 없다”면서 “중국 역사상 가장 서구 찬양적인 정권이 공산당”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자녀들이 대거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정착한 상황으로, 일종의 중국판 ‘내로남불’이라는 것. 중앙당교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정착한 공산당 간부의 가족은 118만 명에 달한다. 한 민간 연구에서는 공산당 중앙위원(위원 205명, 후보위원 169명)의 91%가 친·인척이 해외에 거주하거나 이민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으며, 홍콩 ‘둥샹(動向)’도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비슷한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美갈등 따른 내부불만 사전차단
시진핑 연설문·발언 모음집 등
공산주의 사상 책으로 다 채워
걸리버 여행기마저도 퇴출위기
중국 당국이 초·중학교 도서관에 서구 가치관의 영향을 받은 서적을 퇴출하고, 중국 공산주의 사상을 강조하는 내용의 책을 채워 넣고 있다. 미·중 갈등 격화 속에서 애국주의 고취 차원이지만, 옛 고구려 영토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에 이은 ‘도서관 공정’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에포크타임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 교육당국은 지난 4월 1일부터 애국심을 떨어뜨리고 서구에 대한 동경심을 초래할 수 있는 책을 도서관에서 없앨 것을 명령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학교에서 추천해오던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등의 전기가 사라졌고, 그 자리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주장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 등에 대한 사상 서적이 차지하기 시작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의 한 중학교는 최근 시 주석의 연설문과 발언 모음집인 ‘중화대부흥의 중국몽’이 도서관 서가를 가득 채웠다. 특정 서구 사상을 조장하거나 무질서하게 외국 문화를 좋아하는 책도 금지됐다. 사실상 서구와 관련된 책들이 모두 금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과학적 오류’가 있는 책들도 서가 배치가 금지됐는데, 이 때문에 출판계가 초등학교 2학년 추천도서로 지정한 ‘걸리버 여행기’도 퇴출될 수 있다고 에포크타임스는 전했다. 종교적 색채가 강한 책들은 더 강한 탄압을 받고 있다. 누군가의 개종을 유도하거나 중국 정부의 종교관에 위배되는 모든 책의 도서관 비치가 금지됐기 때문이다. 중국 안후이(安徽)성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아이들이 읽을 책을 고르는 것이 어려워졌다”고 토로했다.
중국의 ‘도서관 공정’ 배경에는 미국과의 갈등이 놓여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서구 사상에 대한 비판을 확대하겠다는 취지라는 것이다. 목표는 오는 7월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을 앞두고 젊은이들 사이에서 시 주석에 대한 충성심과 헌신을 함양하는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중국 공산당이 새로 편찬한 공산당 약사에선 시 주석이 롤모델로 삼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에 대해 과거에는 ‘중대한 책임’이라고 적시했지만, 새로 나온 판본은 ‘실수’란 용어로 대체됐다.
중국의 반외세 배격 움직임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중국 내에서 금서로 지정된 ‘시진핑의 거대한 기회’의 저자 자오이젠(趙逆劍)은 “이데올로기 영역에서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 가장 쉬운 해결책은 민족주의와 전통문화에 호소하는 것이지만 중국에서 그것은 소용이 없다”면서 “중국 역사상 가장 서구 찬양적인 정권이 공산당”이라고 주장했다. 중국 지도부의 자녀들이 대거 해외에서 공부하거나 정착한 상황으로, 일종의 중국판 ‘내로남불’이라는 것. 중앙당교에 따르면 현재 해외에 정착한 공산당 간부의 가족은 118만 명에 달한다. 한 민간 연구에서는 공산당 중앙위원(위원 205명, 후보위원 169명)의 91%가 친·인척이 해외에 거주하거나 이민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으며, 홍콩 ‘둥샹(動向)’도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비슷한 통계를 발표한 바 있다.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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