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을 앞둔 원로작가 원문자. 그의 ‘디지털 지필묵(紙筆墨)’ 사역이 참으로 경이롭다. 사진 데이터에서 시작, 추상적 이미지로 변조되는 과정에서 발현되는 심미적인 화소들과 효과들을 절묘하게 채집한다. 과거 몬드리안의 사과나무가 ‘부기우기’로까지 발전해간 과정 같은 것이 엿보인다.
먹이 번지듯 분해된 픽셀들이 유현한 공간 속에서 더 빛나며, 그 대비들 속에서 생각의 반딧불이들이 떠돈다. 프린팅에 그치지 않고 후속으로 아날로그 수작업이 병행된다. 디지털의 허기를 달래줄 혼을 불어넣는 것이다. 디지털에 부족한 게 딱 하나, 바로 아우라다. 리터치는 보정이 아니라 화룡점정이다.
이재언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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