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이 ‘한반도 평화의 봄’을 선언한 4·27 판문점 선언 3주년인 지금 한반도 시계는 핵폭풍 전야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판문점 선언 및 9·19 남북군사합의 준수로 지금의 한반도가 3년 전보다 더 안전해졌다고 강변하지만, 되레 북핵 위기는 더 커졌다. 북한은 비핵화 협상 사기극 뒤에서 첨단 미사일 개량 등으로 핵무기 능력을 3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이 증강시켰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2019년 2월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하노이 노딜’을 계기로 거추장스러운 평화의 가면마저 벗어던졌다. 2019년 11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창린도 방어부대 방문 중 포사격 지시를 신호탄으로 지난해 5월 전방초소(GP) 총격사건→ 6월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9월 실종 해양수산부 공무원 화형 도발→ 올 1월 남한을 겨냥한 전술핵 개발 발표로 판문점 선언과 9·19 남북군사합의는 종잇조각이 됐다. 김여정이 소대가리, 특등머저리, 미국산 앵무새라고 문 대통령과 문 정부를 향해 무지막지한 막말과 분풀이를 해대는 저간의 사정은 이렇다.
문 대통령이 최근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북정책을 “변죽만 울렸다”고 비판하자 트럼프가 발끈하며 “김정은은 문 대통령을 존중한 적이 없었고, 문 대통령은 지도자로서, 협상가로서 약했다”며 ‘천기누설’까지 하는 낯뜨거운 상황이 벌어졌다. 한반도 평화쇼 세 주역이 겉으론 가까운 사이인 척 쇼를 했지만 음모와 배신, 오판으로 파국의 불씨를 잉태하고 있었다는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트럼프는 자신이 대북제재를 해제할 경우 사람들이 자신을 바보라고 놀릴 것이기에 북한의 비핵화 없는 제재 해제는 결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회고록에 기술했다. 비핵화 협상 실패는 중재자인 문 정부의 정세 판단 미스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김정은은 2017년 핵무기 완성을 선언한 뒤 2018년 ‘핵 모라토리엄(동결)’ 협상을 하겠다고 한 적은 있지만 ‘핵보유국 지위를 버리겠다’고 얘기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실제 하노이회담 때 김정은은 ‘영변 핵 폐기와 개성공단 재개’ 맞교환에 트럼프가 합의할 것이란 한국 측 중재안을 철석같이 믿고 기차 안에서 서울에 3번씩이나 확인 전화를 하며, 평양 입성 후 팡파르를 울릴 것으로 기대했다가 국제적 대망신으로 끝나자 사색이 됐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북정책을 비판해온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2018년 싱가포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실수가 될 것”이라고 훈수까지 둬 우려를 키우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훈수를 수용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 김정은의 비핵화 사기극이 백일하에 드러난 마당에 선의와 대화만으로 김정은의 태도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 문 대통령은 북한 사기극에 대한 오판을 솔직히 인정하고, 동맹 강화와 대북제재 유지를 통해 북핵 포기를 강제하는 쪽으로 대북정책 방향을 바이든 정부와 조율해야 한다. 동맹이 힘을 합쳐야만 북핵은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김정은이 기어코 핵보유국 망상을 버리지 않겠다면 핵을 안고 자폭하는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하는 것이 비핵화의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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