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 동쪽(주한미국대사관 앞) 차로 확장 공사와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보도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광화문광장 동쪽(주한미국대사관 앞) 차로 확장 공사와 서쪽(세종문화회관 앞) 도로를 보도로 바꾸는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 ‘공사 계속 진행’ 선회 왜?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시의회와 유기적 협력 노린듯


후보 시절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 중단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비판의 날을 세웠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은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청 안팎에선 오 시장이 1년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공약을 성공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광화문광장 공사를 유지하는 대신,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시의회로부터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얻어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7일 서울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 의석 110석 중 101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의원들은 오 시장 당선 이후 꾸준히 “광화문광장 공사를 지금 중단하면 혈세 낭비”라는 입장을 내왔다.

특히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공사 중단은) 시의회 동의를 구해야 하며, 오 시장의 광장 재조성 사업에 대한 재검토 방향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양측이 충돌할 것으로 보였지만, 시의회가 오 시장의 내곡동 땅투기 의혹에 대한 행정사무조사를 보류하면서 기류가 변했고, 오 시장 역시 광화문광장 공사에 대한 입장을 바꿔 화답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로써 오 시장은 층고 제한·용적률 등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위한 조례 개정 시 시의회와 공조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오 시장은 이순신 장군 동상, 물길, 분수대 등 광장 내 시설의 보완·발전 방안과 세종문화회관, KT 건물 등 주변과의 연계성을 높이는 상생 전략을 제시했고, “세종대왕의 애민사상이 보다 부각되는 상징물들을 조성해 역사적 의미를 드높일 뿐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23전 전승의 역사적 사실을 분수 형태로 담아내는 등 시민들에게 더욱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자신만의 색깔도 입혔다.

애초 오 시장 측은 4·7 재·보궐선거 전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 체제에서 광화문광장 공사가 성급히 추진된 점에 대해 책임 소재를 따지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역시 불문에 부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등 이 사업에 줄곧 반대해왔던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윤은주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간사는 “오 시장이 선거 과정에서 시민단체와 약속을 해놓고 지키지 않았다”며 “이럴 줄은 몰랐다”고 비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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