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군인으로 입영해 국방의 의무를 다한 청년을 예우하고 배려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여당이 돌연 쏟아내기 시작한 방안들은 본질과 동떨어져 있고, 진지하지도 않다는 점에서 걱정스럽다. 4·7 선거에서 서울·부산의 ‘이대남(20대 남성)’이 야당 후보에게 각각 72%, 63%(방송 3사 출구조사)의 표를 몰아준 데 따른 응급 대책으로 보이지만, 안보 근간을 매표(買票) 도구로 삼는 본말전도인 데다, 젠더 갈등을 키울 가능성도 크다.

김병기 의원은 26일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해 채용·승진 때 가산점을 부여하고 주택 청약 시에도 가점을 주는 법안 발의를 예고했다. 전용기 의원도 지난 15일 공기업 승진 평가 때 군 경력 반영을 의무화하는 제대군인지원법개정안을 발의했다. 그러나 가산점은 헌법재판소가 1999년 12월 위헌결정을 내렸다. 공무원 채용시험의 군 가산점 3∼5%에 대해 “헌법상 국방의 의무는 일일이 보상 못 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개헌을 해서라도 재도입을 논의하겠다”고 한다. 김남국 의원도 “국가공무원법 등을 개정해 지방자치단체 채용 시 군 경력이 인정될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은 저서를 통해 징병제 폐지, 100일간 의무 군사훈련 등 남녀평등 복무제를 제안했다.

여당 의원들의 군 복무자 관련 법안에는 20대 남성의 본질적인 고민과 불만에 대한 성찰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일자리 창출은커녕 고용 절벽만 부르는 무능한 정책과 조국 사태 등에서 보여준 위선과 오만, 586세대가 기득권을 장악한 사회의 불공정에 분노한다. 그런 고민 없이 오로지 20대 남성에게 군에 가지 않아도 된다거나, 군 복무하면 차별적인 혜택을 주겠다는 것은 선거용 포퓰리즘으로, 20대 남성을 바보로 여기는 일이다. 20대 여성에겐 또 다른 성차별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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