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에너지 발전사에서 또 하나의 거대한 진보가 이뤄지려 한다. 한·미 연구진은 ‘사용후 핵연료’를 재처리·재활용하는 파이로프로세싱 기술 개발을 마무리하고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1997년 한국이 연구를 시작하고,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따라 2018년 공동 개발에 나선 파이로프로세싱은 획기적으로 핵 폐기물을 줄이고 안전성을 높임으로써 탄소 중립 시대를 열 신기술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세계적 원자력 연구기관인 미국 아이다호국립연구소·아르곤국립연구소가 공동 진행한 파이로프로세싱 연구에 대해 미국 당국도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결론을 공인(公認)했다는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은 원전에서 사용된 핵연료를 재활용하는 기술이다. 우라늄 93%와 플루토늄 1.2% 등으로 구성된 고준위 핵폐기물인 사용후 핵연료를 고온의 용융염 등에서 전기화학적 방법으로 건식처리하면 소듐냉각고속로(SFR) 등 차세대 원전의 연료로 쓸 수 있게 된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로 핵무기용 플루토늄을 추출·농축하는 것과 달리 플루토늄이 다른 금속과 섞인 상태로 추출되기 때문에 무기화 염려가 없다. 원전폐기물은 1000분의 1로, 부피는 20분의 1로 줄어든다. 차세대 원전 연료를 확보하는 동시에 심각한 포화 상태에 이른 사용후 핵연료 국내 저장 문제까지 해결되는 일석삼조의 첨단 신기술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인 2017년 12월 파이로프로세싱 사업 재검토위원회를 출범시킨 뒤 2018년 4월 전면 재검토를 결정했다. 그러나 한·미 연구진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기술 개발을 이뤄냈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50∼100년 세계 에너지 기술을 선도할 기반을 더 키웠다. 그런데 벌써 국내 반핵·탈핵 단체들은 기술 폐기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섰다. 문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탈원전 미망을 버림으로써 더는 국익 훼손의 죄를 키우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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