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와 같은 동력비행 어려워
긴 날개로 분당 2400회 회전
3m 상공서 30초간 날아 올라
이착륙·비행모드 스스로 판단
어느 세월에 화성을 구석구석 가볼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화성에 드론을 띄운다면?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를 발명해 지금 우리가 바다 건너 대륙을 빠르게 오갈 수 있는 것처럼 화성에서도 날 수 있다면 탐험에 더욱 가속이 붙지 않을까? 그런데, 화성에 드론을 띄우는 건 생각만큼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비행기나 헬리콥터가 공중에 뜰 수 있는 건 중력에 대항하는 힘인 양력 덕분이다. 헬리콥터의 경우 로터 블레이드라고 부르는 회전 날개가 힘차게 돌아가며 공기를 아래로 밀어내는 덕에 위로 뜰 수 있다. 문제는 이 양력이 공기 밀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 화성은 대기 밀도가 지구의 100분의 1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지구 기준으로 만든 드론은 날 수 없다. 화성의 중력이 지구의 3분의 1임을 고려하더라도 드론을 공중에 띄우기 위해서는 무게를 줄이고 회전 속도를 엄청나게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사(미 항공우주국) 제트추진연구소 엔지니어들은 1.8㎏밖에 되지 않는 드론을 띄우기 위해 가볍고 견고한 탄소섬유로 만든 1.2m 길이의 회전 날개를 제작해 일반 헬리콥터보다 5배 이상 빠른 분당 2400회 회전하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화성의 대기 환경과 비슷하게 제작한 실험실에서 비행 시험에 성공했다.
드론, 인저뉴어티가 넘어야 할 산들은 또 남아 있다. 남극보다 추운 영하 90도까지 떨어지는 화성의 극한 추위와 자동비행이다. 화성과 지구 사이의 거리는 태양을 중심으로 한 공전궤도에 따라 가깝게는 5600만㎞에서 4억㎞까지 멀어지는데, 이를 고려하면 전파를 사용한 통신은 수분에서 수십 분 지연되기 때문에 지구에서의 원격조종은 거의 불가능하다. 따라서 인저뉴어티는 미리 입력한 자동비행 모드로 이륙, 비행, 착륙 등 모든 절차를 스스로 판단해 진행할 수밖에 없어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다.
한국시간으로 4월 19일 밤, 첫 번째 임무인 3m를 날아올라 약 30초간 제자리비행한 후 무사히 착륙했다. 라이트 형제가 만든 인류 최초의 동력 비행기 ‘플라이어 1호’가 하늘로 날아오른 지 120년, 플라이어 1호 날개의 일부를 가슴에 품고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에서 날아오른 최초의 동력 비행체 인저뉴어티의 다음 여정을 지구인이 열렬히 응원한다.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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