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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자 고민

계획 없이 돈을 쓰는 아내 때문에 자꾸 다투게 됩니다.

결혼 3년 차 직장인입니다. 전업주부인 아내와 가장 크게 부딪히는 부분은 돈 문제입니다. 저는 매월 일정액의 대출금을 먼저 갚고 계획적으로 소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용돈도 최소한으로 쓰고 지출 내역도 다 기록합니다. 그런데 아내는 쓸 것은 쓰자는 입장이라 생활비가 둘쑥날쑥합니다.

가계부를 쓰라고 말을 해도 일주일 이상 쓴 적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내가 돈을 헤프게 쓰지는 않습니다만 대출금이 생각보다 줄지 않으니 불만이 큽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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씀씀이도 성격 차이… 계획적 지출 위해 남편이 먼저 도와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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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간에는 이렇게 서로의 차이로 인한 갈등을 피할 수가 없습니다. 특히, 그 차이가 중요한 문제일수록, 그리고 상대가 노력하지 않는다고 느낄수록 갈등은 커져 갑니다. 처음에는 이해하려고 애를 쓰고 좋은 말로 하다가도 변화가 없으면 이내 짜증이 나고 언성도 높아지기 쉽습니다. 부인이 달라지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은데 마음먹는다고 해서 변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분의 갈등은 단지 돈에 대한 생각의 차이만은 아닌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성격의 차이로 보입니다. 아마 남편은 꼼꼼하고 계획적인 데 비해, 부인은 유연하고 즉흥적인 편인 것 같습니다. 즉, 남편께서는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그 지출을 기록하는 게 별로 힘들지 않을 수 있지만, 부인에게는 매우 힘든 일일 수 있는 것이지요. 그렇게 보면 일주일가량 가계부를 쓰다 만 것은 성의가 없는 것이라기보다 부인의 현실적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냥 포기하고 살아야 할까요? 초등학교 운동회 때 이인삼각 경기를 해본 적이 있었나요? 두 사람이 발을 묶어 뛰면 처음에는 무척 답답합니다. 호흡이 안 맞아서 걸려 넘어지기 일쑤입니다.

잘 뛰는 사람 입장에서는 끈을 풀고 혼자 뛰고 싶어집니다. 더 중요한 것은 내 속도를 고집하지 않고 상대와 호흡을 맞추다 보면 점점 잘 뛸 수 있고 즐거워진다는 사실입니다.

결혼생활을 스포츠에 비유하면 개인종목에서 혼성종목으로 경기의 기본방식이 크게 바뀝니다. 결혼생활은 여러 종목으로 이뤄져 있기에 각자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호흡이 안 맞는 일이 허다합니다. 좋은 결혼생활이란 이 불협화음을 상대의 일방적인 잘못으로 보지 않고 서로 호흡을 맞춰가야 할 차이라고 보는 데서 시작합니다. 돈을 관리하는 종목은 남편께서 좀 더 많이 보폭을 줄이고 구령을 붙여 조금씩 호흡을 맞춰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내에게 바꾸라고 다그치기보다 좀 더 계획적인 지출을 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찾아보면 좋은 방법은 많이 있을 것입니다. 두 분의 호흡이 점점 잘 맞아서 즐거워지기를 바랍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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