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세 마련은 어떻게

유족 “납세는 마땅히 해야할일”
계열사 주식매각 가능성 낮아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유족들이 납부해야 할 상속세가 세계 최대 규모인 12조 원 중반대에 달하면서, 삼성 일가의 재원 마련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상속세 규모가 커 한 번에 납부하기 쉽지 않은 만큼 유족들은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5년에 걸쳐 나눠 낼 계획이다. 구체적인 재원 마련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체로 개인 재산과 금융권 대출 등을 활용해 상속세를 납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 등 유족들은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유산에 대해 12조 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 상속세 과세표준 기준으로 주식과 미술품, 부동산, 현금성 자산 등을 합한 이 회장의 유산은 26조 원인 만큼 절반에 가까운 금액을 세금으로 내는 셈이다. 유족들은 상속세 납부와 관련해 “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이며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유족들은 연부연납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 동안 총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한다. 재계 관계자는 “총수 일가라고 하더라도 한 번에 내기 쉽지 않은 만큼 분납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2조 원이 넘는 상속세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유족들은 이날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식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개인 재산과 배당금, 금융권 대출 등을 활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이번 달에 한 차례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데 유족들이 보유하고 있는 예금, 금융기관 차입 등을 활용해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앞으로 남은 5차례의 상속세 납부는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유족들이 상의해서 방식을 정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남은 5차례의 상속세 납부도 개인 재산 외에 일부 부족한 금액은 금융권으로부터 직접 대출을 받거나 주식·부동산·배당금 등을 담보로 은행의 ‘납세보증서’ 또는 보증보험사의 ‘납세보증보험증권’을 받아 국세청에 제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상속세를 5년에 걸쳐 나눠 내는 만큼 유족들이 배당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도 보고 있다. 이 부회장 등 유족들은 삼성전자를 비롯한 계열사들로부터 해마다 1조 원 안팎의 배당금을 지급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총수 일가는 삼성전자의 특별배당금까지 총 1조3079억 원을 배당받았다.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SDS 등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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