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에 불리한 상황이 벌어질 때마다 근거 없는 음모론을 펼치며 방어막을 쳐 온 김어준을 구하겠다고 더불어민주당 당권 주자들을 필두로 강성 친문재인계 의원들이 달려들고 있다. 민주당을 내로남불 당으로 국민이 인식하게 하는 데 주요 역할을 한 조국 사수에 올인하면서 제정신 갖춘 진보세력과 양식 있는 중도파가 등을 돌리도록 한 친문 강경파들이 이번엔 김어준을 살리기 위해 상식 이하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여권이 조국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와중에 김어준 늪에 자진해서 뛰어드는 셈이다.
자녀 표창장 위조, 인턴경력 위조 등 범죄적 행위가 드러났음에도 조국과 그 아내가 검찰개혁 때문에 핍박받는 예수라며 광란의 춤을 춘 강경파 의원들이 ‘문빠’들의 선지자이자 교주격인 김어준을 옹호하는 것이야 ‘원래 그런 사람들이거니’하고 넘길 수 있지만, 김어준이 참 언론인이며 그를 구하는 게 언론탄압을 막는 것이란 주장에는 참으로 어이가 없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김어준이 TBS 교통방송 ‘뉴스공장’을 통해 오세훈·박형준 후보를 일방적으로 흠집 내면서 편파성이 도드라졌지만, 사실 그의 정치적 편향성과 음모론 퍼트리기는 오래된 일이다. 그의 음모론 가운데 대표적인 게 세월호 고의 침몰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일부러 세월호를 침몰시킨 뒤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 자료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인 2019년 11월 출범한 세월호참사특별수사단은 올해 1월 “김어준의 말이 맞으려면 정부가 전 세계 수천 개 AIS 기지국과 해외 AIS 수집업체, 민간선박의 AIS 데이터까지 조작해야 하는데,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디지털 성범죄인 N번방 사건이 터졌을 때도 야권의 정치공작이라는 식의 음모론을 주장했고, 2018년 미투 폭로 때는 여권을 공격하려는 음모의 냄새가 난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시도했다. 윤미향 민주당 의원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돈벌이에 이용했다고 폭로한 이용수 할머니에게 배후가 있다는 식의 주장도 펼쳤다. 조국의 딸을 방송에 출연시켜 동양대 표창장이 진짜라는 거짓 주장을 펼칠 기회를 마련해줬다. 일반 언론인이 이랬으면 진작에 매장됐거나 퇴출됐을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온갖 불·탈법적 조치를 감행하다 외려 윤 총장의 지지율만 올려주고 물러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김어준 구하기에 ‘참전’한 것은 상징적이다. 그는 최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어준의 뉴스공장만이 “진실을 말하는 방송”이라고 주장하며 “외눈으로 보도하는 언론들이 양 눈으로 보도하는 뉴스공장을 타박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아내가 동양대에서 컴퓨터를 빼냈을 때 “증거인멸이 아니라 증거보존”이라고 한 유시민의 궤변과 쌍벽을 이룰 만한 몰상식한 발언이다. 외눈으로 보는 이는 추 전 장관이다. 시사저널이 시사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20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66.7%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이 “편파적”이라고 답했고, 57.4%는 김어준이 “하차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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