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의 세계│데이비드 아우어바흐 지음│이한음 옮김│해나무

최근 컴퓨터용 언어로 프로그램을 짜는 코딩(coding) 열풍이 불고 있다. 코딩 능력을 갖춘 프로그래머의 몸값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까닭이다. 이는 우리의 일상이 이뤄지는 ‘인간 세계’와 코드로 이뤄진 ‘컴퓨터 세계’ 사이에, 프로그래머 혹은 코더(coder)라고 불리는 통역자가 필요할 만큼 큰 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새 책 ‘비트의 세계(원제 Bitwise)’는 “컴퓨터가 그리는 불완전한 그림과 현실 사이의 틈새가 무엇이고, 그것이 어떻게 닫히고 있으며, 닫혀감에 따라 우리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다룬다. 두 세계의 연결이라는 야심 찬 계획을 수행하기에 저자는 더할 나위 없이 적합한 인물이다. 개인용 컴퓨터가 막 등장했을 때 프로그래밍을 배우고 대학생일 때 인터넷과 월드와이드웹(www)을 접한 저자는 대학 졸업 후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이라는 거대 정보기술(IT) 업체의 초창기를 함께했다. 다른 한편으로는 문학과 철학 학위를 받고 글쓰기도 계속했다. 저자 말마따나 “코더이자 저술가로서, 늘 양쪽 세계에 발을 딛고” 있었던 셈이다.

‘양다리 이력’을 갖춘 저자의 독특한 사고법은 소프트웨어공학의 7가지 격언을 결혼생활의 지침으로 삼은 데서 엿볼 수 있다. 실현 불가능한 약속을 경계하는 ‘베이퍼웨어(vaporware·광고는 요란하게 했지만 언제 출시될지 몰라 프로그래머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미래의 상품) 피하기’, 사전 검증과 보완을 강조하는 ‘베타 테스트’, 예상치 못한 실패에 미리 대비하는 ‘결함 허용성’ 등이 대표적이다.

저자는 IT의 혁명적 발전을 지켜본 현장 경험을 토대 삼아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고 있는지 설명한다. 알고리즘 편향성 등 디지털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기술이 가져오는 파국은 더 고도의 기술을 개발함으로써만 대처할 수 있다는 “신중하게 긍정적인” 관점을 견지한다. 아울러 우리가 세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동시에 인간의 편견에도 취약한 디지털 기술의 특성을 직시할 것을 주문한다. “컴퓨터가 세계를 재현하고 있다면 우리는 세계혜(worldwise·世界慧)를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비트혜(bitwise·비트慧)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우리의 생각을 양쪽 세계에 맞게 번역할 수 있어야 한다.” 456쪽, 1만8000원.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
오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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