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보급·경기 부양책 효과
차·IT 맑음, 서비스업은 흐림


미국 경제가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6.4%를 기록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지만 산업 분야에 따라 경기회복 추이가 양극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보급 속도전, 대규모 경기부양 등에 힘입어 경제가 빠르게 살아나고 있지만 코로나19 회복 이후에도 불균형 성장이 계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9일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1분기 GDP를 코로나19 영향이 없었을 경우를 감안한 가상의 수치(2019년 4분기 이후 연 2% 성장을 계속했다고 가정해 추산한 값)와 비교한 결과 -3.3% 감소에 그쳐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거의 회복했다고 보도했다. 미 경제는 광범위한 백신 보급과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천문학적 경기 부양책 등이 서서히 효과를 발휘하면서 2분기에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경제성장 추이를 넘어설 전망이다.

주목할 부분은 미 경제의 경기회복이 분야별로 크게 희비가 엇갈린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이후 경기회복 과정에서 현재까지 드러난 ‘승자’는 자동차와 가구 등 내구재, 정보기술(IT) 등이 꼽힌다. 1분기 미국 내에서 자동차와 가구 등 내구재 소비는 전년 대비 41.4% 급증했다. 코로나19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하면 자동차, 트럭 등의 구매액은 15.1% 증가했고, 가구 등 가정용 내구재는 16.6%, 레크리에이션 상품 구매는 26.3% 늘었다. 주택난 등으로 주택 관련 투자 역시 14.4% 증가했다. IT 역시 호황이다. 1분기 IT 장비 구매는 23.0%, 소프트웨어 관련 투자는 7.4% 늘었다. 내구재, IT 관련 지출 증가는 미국민들이 줄어든 여행 경비 등을 대체 소비했기 때문으로 추정됐다.

반면 여행, 에너지, 각종 서비스 분야는 경기회복 국면에서 ‘패자’로 남아 있다. 교통서비스 관련 매출은 코로나19가 없었을 경우와 비교해 23.4% 감소했고, 식당·숙박시설 관련 지출도 18.6% 감소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레크리에이션 관련 서비스 지출은 무려 3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3개 부문에서 감소한 매출만 4300억 달러에 달한다. 휘발유 등 에너지 소비 역시 11.2% 감소했다. 문제는 산업 분야별로 불균형한 회복 속도가 코로나19 회복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NYT는 “백신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서비스 산업이 완전히 회복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며 “IT 관련 지출 급증과 에너지 관련 투자 감소가 경제의 장기적 변화 과정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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