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긍정성 알리고 싶다”
윤초에게서 직접 답장 와


“내가 당신들이 찾고 있는 27년 전 입양됐던 그 소녀입니다(I am the girl you are asking about, who was adopted 27 years ago).”

생후 8개월 만에 미국으로 떠났던 입양아 ‘윤초’의 행방을 찾던 지난 1월 20일 취재진에게 이메일 답장이 날아들었다. 미국의 옐로북과 인터넷에서 양부모로 추정되는 후보군을 압축해 이들 모두에게 ‘27년 전 한국에서 입양된 아이를 찾는다’고 이메일을 보낸 뒤, 기다리던 중에 도착한 미국인 ‘사라 피셔’로 성장한 윤초의 답장이었다. 가진 정보라곤 1994년 본보가 보도한 기사에 나왔던 양부모의 이름과 대략적 거주 지역이 전부였다.

마침 국내에서는 ‘정인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입양 부모들의 무책임하고 어이없는 아동학대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커져 갈 때였다. ‘정인이가 운이 없었다’면서 외면하기에는 우리 사회의 현실은 너무나 부끄러웠다.

윤초는 “(양)어머니에게서 이메일을 전해 받고 놀랐다”며 답장을 시작했다. 그는 “내 이름은 사라 피셔이며 한국 이름은 김윤초”라고 설명했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취재진에게 사라는 “내 이야기가 입양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기꺼이 응하겠다”고 답했다.

이후 윤초와 많은 이메일이 오갔다. 본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해외출장이 여의치 않았지만 사실 확인과 생생한 취재를 위해 4월 10일 현지로 출발했다. 취재비자 인터뷰 과정에서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미 우호 협력 사례’라는 입장에서 상당한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윤초와의 27년 만의 만남은 그렇게 이뤄졌다.

박준희 기자 vinke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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