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부모 피셔 부부 인터뷰

“1988·1992·1994년
세 딸 모두 한국서 입양
아이 갖지 않기로 하는 건
소중한 기회를 잃는 것”


캐런 피셔(67) 여사는 지금도 사라(한국 이름 김윤초)와의 1994년 첫 만남을 기억한다. 그녀는 공항 당국의 협조를 받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착륙한 비행기에 직접 들어가 사라를 받아 안았다. 피셔 여사는 잠시 “정말 특별한 순간이었다”며 회상에 잠겼다. 이어 “사라를 돌보느라 그때 사진을 더 많이 찍지 못한 게 아쉽다”고 덧붙였다.

제럴드 피셔(69) 부부는 친아들 둘과 양딸 셋을 키우면서 미국 내에서도 보기 드문 다자녀 대가정을 꾸렸다. 한국이 보낸 세 딸을 훌륭하게 키운 ‘미국인 아빠와 엄마’다. 피셔 부부는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 국립공원 인근에서 리조트를 운영했다. 두 아들 조시와 크리스가 있었지만 1988년에 에이미를, 1992년에 제시카를 입양했다.

피셔 씨는 “부모가 되는 것이 꼭 희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자녀에게 많은 것을 해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부모가 되는 기쁨과 행복은 아무리 과장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피셔 여사에게 성별과 인종, 연령대가 다른 아이들을 다섯이나 키우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묻자 “없었다”고 힘줘 말했다. 피셔 부부는 직접 낳은 아들과 입양한 딸들을 똑같이 대했다. 그들은 “인생의 성공을 위해 항상 도전해야 하고, 실패했을 때는 책임을 지면서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자녀들을 훈육했다. 부부의 모습은 자녀들에게 깊은 영향을 미쳤고 서로를 돌보면서 함께 자랐다. 피셔 씨는 “우리는 가족이고 형제와 자매들은 파트너십 관계와 같아 늘 서로를 위해야 한다”고 가르쳐 왔다. 피셔 여사는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하는 건 이유가 무엇이든 소중한 기회를 잃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피셔 부부는 “입양은 쉬운 일이 아니며 인내심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세 딸을 입양하기 위해 입양기관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방문조사와 면접조사, 평가를 받았다.

조재연 기자 jaeye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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