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람미술관 8월까지 특별전
관객 몰려 “역시 피카소” 감탄


현대미술 거장인 파블로 피카소 탄생 14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지난 1일 개막했다. 관객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첫날에만 3000여 명이 몰려 “역시 피카소!”라는 평을 들었다.

이번 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국에서의 학살’(사진)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피카소가 6·25전쟁 당시인 1951년 1월 그린 작품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임산부와 소녀 등 벌거벗은 여성들을 총살하려는 모습을 담았다. 스페인 내전을 그린 ‘게르니카’와 유대인 학살을 담은 ‘납골당’과 함께 피카소의 대표적인 반전 작품이다.

피카소가 그림을 그릴 당시에 프랑스 공산당과 가까웠기 때문에 미군을 가해자로 상정해서 그린 것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피카소는 “전쟁의 모습을 표현할 때 나는 오로지 ‘잔혹성’만을 생각한다. 미국이나 다른 나라 군인들의 군모와 군복 같은 것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시 기획사인 비채아트뮤지엄은 “우리 역사를 되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파리 국립피카소미술관이 소장한 작품이 110점이나 한국에 왔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피카소가 입체주의 기법으로 연인 도라 마르를 그린 초상화 3점과 또 다른 뮤즈였던 마리 테레즈의 초상화 5점을 볼 수 있다. 피카소는 생전 두 번 결혼하고 연인 7명을 뒀으며 자녀 4명을 낳았다. 첫 아내인 올가 코흘로바 사이에서 난 아들을 그린 ‘피에로 복장의 폴’은 입체주의 추상이 아닌 고전적 구상이어서 희귀한 작품이다. 고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컬렉션 중 기증품에 포함돼 화제가 됐던 도자기 그림도 29점이 있다.

한편, 대한항공 화물기편을 통해 네 차례에 걸쳐 공수된 이번 작품들의 평가액은 총 2조 원, 보험평가액만 9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가장 비싼 작품은 나무 위에 종이·못 등을 붙이는 아상블라주(Assemblage) 기법을 통해 만든 ‘기타와 배스병’으로, 보험가는 1000억 원으로 알려졌다. 전시는 오는 8월 29일까지 이어진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장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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