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주가와 환율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신창섭 기자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주가지수 구성 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1년 2개월 만에 재개된 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주가와 환율변동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신창섭 기자
개인 공매도 접근성 높였지만
“기울어진 운동장 여전” 지적도


공매도 부분재개 첫날인 3일 오전 코스피 지수가 당초 우려와 달리 보합권에서 등락을 오갔다. 다만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거나 고평가 논란이 있었던 SK이노베이션 등 일부 종목은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도규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금융리스크 대응반 영상 회의에서 “불법 공매도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한도로 제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년 2개월 동안 금지됐던 주식 공매도는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에 포함된 종목 대상에 한해 부분재개됐다. 역대 가장 긴 기간 공매도 금지 조치 후 재개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증시 흐름에 크게 쏠렸지만 증시는 별다른 충격 없이 흘러가는 양상이다. 이날 오전 11시 20분 기준 코스피는 0.04% 내린 3145.62, 코스닥은 0.69% 내린 976.60을 각각 기록 중이다. 공매도가 재개된 종목들이 있는 코스피200 지수는 0.09% 오른 422.73, 코스닥150은 1.52% 하락한 1384.09를 기록 중이다.

일부 논란이 있었던 종목들은 2~4% 폭의 하락을 보였다. 롯데관광개발은 전 거래일 대비 650원(3.52%) 하락한 1만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롯데관광개발은 지난달 28일 기준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중 공매도 잔고 비중이 6.69%로 가장 높았다. 공매도 잔고 비중이 2.72%로 높은 셀트리온도 2.44% 하락세다. KB증권이 동종기업 대비 고평가 종목으로 꼽았던 SK이노베이션 역시 이날 11시 20분 기준 3.33% 하락한 26만1500원에 거래 중이다. 3월 말 이후 대차 잔액이 급증한 CJ CGV는 3.26%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한국 증시 역사상 두 차례 있었던 공매도 재개 당시 주가는 중·장기적으로 상승했다. 2008년 10월 금융위기로 인한 공매도 금지 당시(7개월간 공매도 금지 조치 후 2009년 6월부터 재개) 코스피는 1400선을 회복한 뒤 3개월 동안 14.3% 상승했다. 두 번째 공매도 금지 조치는 유럽 재정위기가 있었던 2011년 8월 10일부터 같은 해 11월 9일까지 3개월 동안 시행됐는데, 당시 1600~1800선을 오가던 코스피는 공매도가 재개되기 직전 1900선을 회복했고 이후 3개월 동안에도 10.0% 추가 상승했다.

금융당국의 모니터링은 강화된다. 도 금융위 부위원장은 이날 “불법 공매도 등 시장교란 행위에 대해서는 법이 허용하는 최고 한도로 제재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불법 공매도(무차입 공매도)를 하다가 적발되면 주문 금액의 최대 100%까지 과징금을 물게 되며, 1년 이상 징역 또는 부당이득액의 3∼5배에 달하는 벌금도 부과받을 수 있다.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진입장벽이 높아 기관·외국인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 서 있다는 지적이다. 기관·외국인의 공매도 대주 담보비율은 105%인 데 반해 개인은 140%로 더 높은 편이다. 기관·외국인의 상환 기간이 사실상 ‘무기한’인 데 반해, 개인의 상환 기간은 최장 60일이다. 이 때문에 기관·외국인의 담보비율과 상환 기간도 개인과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런 기류를 반영하듯 금융투자협회와 거래소에서 사전교육과 모의투자를 이수한 개인 투자자는 5000명 미만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유근·정선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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