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이츠 부부, 27년만에 이혼

“더이상 함께 성장할수 없다”
트위터에 4줄 글 올려 발표
재단 사업 계속 함께하기로
‘146조 재산’합의조건 관심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모태가 된 ‘게이츠 도서관 재단’을 설립할 당시인 1997년 빌 게이츠(오른쪽)와 멀린다의 모습.  자료사진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의 모태가 된 ‘게이츠 도서관 재단’을 설립할 당시인 1997년 빌 게이츠(오른쪽)와 멀린다의 모습. 자료사진
세계적인 부호 빌 게이츠(65)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그의 아내 멀린다 게이츠(56)가 27년간의 결혼 생활을 접고 갈라선다. 2000년 자신들의 이름을 딴 빌앤드멀린다게이츠재단을 설립한 이후 20년 넘게 사업 파트너로 함께 일해온 이들의 갑작스러운 이혼 소식에 전 세계 자선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기후변화, 차세대 원자로 개발 등 인류의 운명과 직결되는 분야에서 기부 활동을 주도해온 이들은 앞으로도 재단 사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두 사람 간 파트너십을 기대할 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재단의 백신 보급 지원에 기대온 전 세계에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남은 생 함께 성장 못해”…여러 번 암시했던 멀린다=빌과 멀린다는 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는 여러 일을 함께해 왔지만 깊은 고민 끝에 결혼 생활을 끝내기로 했다”며 이혼 사실을 알렸다. 이들은 “27년간 우리는 3명의 훌륭한 아이를 키웠고 전 세계인들이 건강하고 생산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 재단을 세웠다. 그러나 남은 생애 동안 부부로서는 더는 함께 성장할 수 없다고 믿게 됐다”며 “우리 가족은 새로운 삶을 개척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간과 사생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의 결별은 1994년 결혼 이후 27년 만이자, 1987년 처음 만난 이후 34년 만이다. 이들은 멀린다가 MS에 제품 담당 매니저로 입사했던 1987년 뉴욕에서 열린 비즈니스 만찬 자리에서 처음 만났는데, 옆자리에 앉은 멀린다가 수학 게임에서 빌을 이기자 빌은 그녀에게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7년 열애 끝에 1994년 하와이주 라나이섬에서 결혼했다.

이들의 세부적인 이혼 사유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뉴욕타임스(NYT)는 “빌과 멀린다가 최근 몇 년간 관계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고, 실제로 관계가 끊어질 뻔한 적도 여러 번 있었지만 이를 유지하려 노력해 왔다”고 전했다. 멀린다가 2019년 영국 선데이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결혼 생활에서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다”고 언급했던 것은 이를 방증한다.

◇“전 세계 민간 자선사업에 충격파”…이혼 합의 조건에도 관심=재단의 공동의장인 두 사람은 “우리는 이 임무(재단 활동)에 대한 신념을 계속해서 공유하며 재단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재단도 별도 성명에서 “이들은 사업 전략을 수립하고 조직의 전반적인 방향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계속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애틀에 본부를 두고 있는 재단은 연간 기부금 규모가 500억 달러를 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영리 민간 재단이다. 자선사업 관련 뉴스 웹사이트 ‘인사이드 필란트로피’의 설립자인 데이비드 캘러헌은 AP통신에 “두 사람이 모두 재단에서 일하면서 외부적으로 각자의 독립적인 자선활동을 추구하는 ‘투 트랙’ 방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포브스 집계 기준 1305억 달러(약 146조 원)의 재산을 보유한 ‘슈퍼 리치’ 부부인 만큼 이혼 합의 조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산분할 방식에 관해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는 없지만, NYT는 농지와 철도, 호텔 등 방대한 자산을 소유한 이들이 “혼전 협정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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