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50만원 제외 금액의 20%
“보호는 안해주고 세금만 걷나”
투자자·정치권서 비판 제기
정부가 가상자산 투자 수익에 대해 과세 방침을 재확인하면서 2030을 중심으로 한 투자자는 물론 정치권에서까지 ‘과세 유예’ 주장이 빗발치고 있다. 정부가 가상자산에 대한 ‘보호’ 의무는 내버려둔 채 규제에만 잰걸음을 보인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뚜렷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사이 가상화폐 가격은 계속 요동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4일 오전 10시 현재 6900만 원대로 내려앉았고, 연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더리움은 같은 시간 409만 원을 돌파해 전날 370만 원대였던 최고가를 경신했다.
4일 가상화폐 관련 업계와 세무당국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가상화폐 과세를 위한 세원관리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해당 시스템은 가상자산 투자자의 거래자료를 수집한 뒤 신고의무를 알리고, 통지를 받은 이들에게 세금을 납부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정보기술(IT) 서비스 전문기업인 유플러스아이티와 시스템 구축을 위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이번 시스템 구축이 ‘정해진 일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20년 12월 29일 개정 소득세법이 공포됐는데, 이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2022년 1월부터 가상자산 양도 및 거래 소득분에 대해 기타소득으로 분리과세하는 의무를 지게 된다. 소득에 대한 결정세액은 1년간 발생한 전체 가상자산 소득금액에서 250만 원(기본 공제액)을 제외한 금액의 20%다. 국세청은 이 시기에 맞춰 가상자산 관리 시스템을 올해 안에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과세 움직임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물론 정치권도 “보호는 안 해주면서 세금만 부과한다”며 비판하는 분위기다. 이날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개정 소득세법 시행을 1년 유예하는 내용의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윤 의원은 “가상자산이 무엇인지 명확한 정의도 내리지 못하는 상태에서 세금부터 매기겠다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고 비판했다. 여당도 이런 비판에 동참하는 모양새다. 양향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과세를 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여야 모두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이 정부와 엇갈리는 가운데 가상자산 관련 특별위원회와 태스크포스(TF) 구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무위원회의 성일종 의원을 팀장으로, 정무위,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관련 TF를 5월 중순에 출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당도 가상자산 관련 특위 구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정부와 보조를 맞추는 입장에서 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선형 기자 linea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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