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회장직은 유지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인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를 비롯한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다. 지난달 조카 박철완 상무와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과정에서 제시한 대로 회사 거버넌스를 개편하고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금호석유화학은 4일 이사회를 열고 박찬구 대표이사와 신우성 사내이사의 사임 의사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도 경영진이 의료용 NB 라텍스 등에 선제 투자를 결정하고 재무 안정성을 중시하는 경영을 하며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회사 경영 기반이 견고해졌다고 판단한 박 회장이 스스로 대표이사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고 전문 경영인들에게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호석유화학에 따르면 박 회장은 금호미쓰이화학 등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직도 사임한다. 그룹 회장직을 유지하면서 경영에는 계속 참여하지만, 향후 구체적 역할이나 지위는 추후 새롭게 구성될 이사회에서 논의·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1970년 창립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이날 발표된 1분기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612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0.1% 증가하며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찬구·신우성 사내이사가 물러남에 따라 연구·개발(R&D) 부문 전문가인 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 재무·회계 전문가인 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을 사내이사로 추가 선임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신규 사내이사 선임 승인을 위해 오는 6월 15일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선임 예정인 전문경영인들이 독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7명의 사외이사와 협력해 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지속가능 및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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