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한 기대심리 있지만
이해와 희생정신 요하는 일
키우는 즐거움 얻기 위해
감내해야 할 역할 교육해야”
양부모의 학대로 생후 16개월 만에 사망한 ‘정인이 사건’은 우리 사회에서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는 아동 학대 문제에 대한 관심과 해결책을 모색하는 전환점이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통해 어린 생명들을 왜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하는지, 자녀 양육 과정에서의 부모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미숙 한국아동복지학회 감사는 지난달 23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의사소통이 어려운 아동이라 할지라도 함부로 ‘내 것’이라는 소유의 관점에서 접근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학대를 당한 아동은 향후 인간관계 형성이나 취업 등 삶을 이어나가는 과정에서 실패하기가 쉽고 악순환이 이어져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거나 빈곤 상태에 빠지는 등 사회·경제적 비용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며 “가정이나 학교에서부터 인권을 존중하는 의식을 확립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입양을 통한 자녀 양육의 의미를 예비 부모들이 되새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임신과 출산으로 직접 낳은 아이를 기르는 일과 비교하면 입양은 서로 다른 환경과 기질을 가진 부모 자식 간에 애착 관계를 쌓아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노 교수는 “입양을 무조건 좋은 일로 생각하고 입양 부모들은 훌륭한 사람이라는 막연한 기대 심리가 있지만 입양을 했을 때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주거나 어려움이 발생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사는 “양육을 한다는 것은 부모들의 이해와 희생정신을 요구하는 일”이라며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을 얻기 위해 부모들이 무엇을 감내해야 하는지 역할과 책임을 교육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제2의 정인이 사건’이 발생하지 않으려면 아동학대와 입양 문제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촘촘한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정 교수는 “정인이 사건을 계기로 일시적인 분노에 그칠 것이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입양 가정 내 문제와 아동학대 등에 대한 공공의 진상조사를 진행하고 정책을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지영·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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