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환 경제부 차장

최근 민간 금융그룹들의 주가가 크게 뛰고 있다. KB금융그룹 주가는 지난 1월 29일 4만300원에서 지난 6일에는 5만7500원까지 뛰었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도 같은 기간 3만650원에서 4만1000원으로 올랐고, 우리금융지주 주가 역시 8800원에서 1만950원까지 상승했다. 하나금융지주 주가도 3만2650원에서 4만6350원까지 올랐다. 1분기 은행들의 이익이 늘면서 탄탄한 영업기반을 인정받은 측면이 있지만, 최근 은행주들의 상승에는 또 하나의 재료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바로 ‘금리 인상’ 요인이다.

지난 4일(현지시간)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금리를 다소 올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한 발언이 전해지면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금리 인상은 은행의 이익 증가로 이어져 호재로 받아들여지면서 은행주가 급등한 것이다.

금리 인상 뉴스는 경기 회복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우려되는 면이 더 많다. 가장 큰 걱정은 대출을 받아 가상화폐 같은 고위험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최근 ‘영끌’ ‘빚투’ 등 대출을 통해 금융시장의 ‘큰손’이 된 2030 젊은 대출자들에게 금리 인상 소식은 간단치 않은 뉴스다. 빚을 내 가상화폐 같은 위험한 시장에 뛰어든 젊은이들이 자칫 금리 인상으로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20대 젊은이들의 신용대출 규모는 1월 5조2321억 원에서 12월 7조4494억 원으로 42.4% 증가했다. 우리 경제의 주력인 40대의 신용대출 증가율이 16.5%인 것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매섭다. 이들 자금 상당수가 고위험 시장인 가상화폐 시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1분기 4대 가상화폐거래소 신규 가입자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이 무려 66.8%에 달했다. 화려한 불빛을 쫓아 뜨거운 전등불에 뛰어드는 불나방을 보는 듯한 불안감이 엄습한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하면 대출을 끌어다 위험 시장에 투자한 2030 세대들이 낭패를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도 정부는 ‘먼 산 불구경’하는 모습이다. 시장을 관리 감독해야 할 금융위원회 수장은 “가상화폐는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여서 정부가 투자자들을 보호할 수 없다”며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 화를 자초했다. 가상화폐 시장이 불법이라면 신속히 투자자들을 차단해야 하고 적법한 시장이라면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일 텐데, 금융위원장의 발언은 이런 정부의 임무를 부정하는 것이다.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가 “400만 명 이상 거래하고 있는데, 이를 방치하면서 투자를 알아서 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라며 무마에 나섰다.

법적 보호를 받지 못하는 위험한 시장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의 자유인 만큼, 그 결과도 투자자가 책임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일리는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엄연히 존재하며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시장을 정부가 나 몰라라 해선 안 된다. 정부는 ‘뒷짐’을 풀고 하루빨리 대책을 내놓고 교통정리를 해야 한다. 시장에 참여한 투자자 보호와 시장질서 확립은 시장경제를 채택하고 있는 정부가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의무다.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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