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중독 사건 당시 ‘독극물 중독’ 부인했던 병원 책임자
치료 참여했던 같은 병원 의사 1명도 지난 2월 돌연사


독극물 중독 증세로 쓰러졌던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입원했던 시베리아 옴스크 병원의 전직 의료 책임자가 사냥을 나갔다가 돌연 실종됐다.

9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무라홉스키(49) 옴스크주 보건장관이 지난 7일 옴스크주 볼셰우코프스키 지역 포스펠로보 마을에서 사륜오토바이를 타고 숲으로 들어갔다 사흘째 실종 상태다. 경찰은 헬기, 드론까지 동원해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출발장소에서 6.5㎞ 정도 떨어진 곳에선 사륜오토바이만 발견했을 뿐 무라홉스키를 발견하지 못했다.

무라홉스키는 지난해 11월 옴스크주 보건장관에 임명되기 전까지 옴스크 제1구급병원 수석의사로 재직했으며 이 병원에서는 지난해 8월 독극물 중독 증세로 의식을 잃었던 나발니가 사흘 동안 검사와 치료를 받았다. 앞서 지난 2월 초 나발니 치료에 참여했던 마취통증·중환자 담당 차석의사 세르게이 막시미신이 55세 나이로 급사해 의문사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이동하던 중 기내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이며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고, 옴스크에 비상착륙한 항공기에서 옴스크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발니는 이후 독일 베를린으로 이송돼 치료받은 뒤 지난 1월 17일 귀국했으나 공항에서 곧바로 체포돼 구속됐다. 나발니 중독 사건과 관련, 독일 전문가들은 그가 옛소련 시절 개발된 ‘노비촉’ 계열 독극물에 중독됐다고 발표했으나 러시아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당시 무라홉스키를 비롯한 옴스크 병원 측도 나발니가 입원했을 당시 독극물 중독설을 제기한 나발니 가족과 측근들의 주장을 반박하며 그가 ‘물질대사 장애’로 쓰러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병원 관계자들이 정부의 압력으로 허위 증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남석 기자
김남석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