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완전 철수 후 ‘여성 표적’ 테러 심해질 것” 우려 제기돼

아프가니스탄에서 53명을 숨지게 한 폭탄 테러가 ‘여성 교육권’을 압박하려는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의 소행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 9월 미군이 완전 철수하면 ‘여성 표적 테러’가 더 극심해질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사망자 53명, 부상자 150여 명을 낸 8일 아프간 카불 폭탄 테러와 관련해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을 표적으로 삼았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번 테러 사상자 대다수가 여학생이고 학생들의 하교 시간에 맞춰 테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번 테러로 팔을 다쳐 치료를 받는 자이나브 마크수디(13)는 “몸이 나은 뒤 다시 학교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다시는 다치기 싫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생각하면 몸이 떨린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단체들이 ‘여성 교육권’을 위축시키기 위해 이번 테러를 자행했다고 분석했다. 아프간 독립인권위원회(AIHRC)의 샤하르자드 아크바르 위원장은 “폭탄 테러에 가장 취약한 집단은 여성과 소녀들”이라며 “미성년자, 특히 학교에 가는 여학생들을 겨냥한 이번 공격의 메시지는 매우 암담하고 무섭다”고 말했다. 지난 20년간 미군이 아프간에 주둔하며 여성교육권을 확산시킨 게 가장 가시적인 성과였는데 미군이 철수하면 여성 운동가, 정치인, 언론인에 대한 표적 암살이 늘어날 것이라는 두려움이 커지는 상황이다.

현재 이번 테러의 배후로는 탈레반과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간 지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프간 정부는 탈레반을 의심하고 있지만 탈레반 측은 IS의 소행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두 세력은 이슬람 율법을 자의적이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해석해 여성의 사회활동, 특히 인적개발과 직결되는 교육을 억압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유엔개발계획(UNDP)이 발간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은 성평등지수에서 조사대상 189개국 중 169위를 기록했다. 유니세프의 2018년 아프간 교육 보고서에 따르면 아프간에서 학령기에 학교에 가지 않는 어린이는 370만 명으로 추산되며 그중 60%가 소녀들이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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