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까지 치열한 법정공방
1심 최종결론 대선후 나올 듯
일각선 “집중심리로 속도내야”


‘청와대의 2018년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재판이 첫발을 뗐지만, 공전이 계속되면서 내년 3월 9일 20대 대선 전 1심 결론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 정부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인 만큼 집중 심리로 신속히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향후 재판에서 ‘청와대의 윗선 개입’ 관련 주요 증언이 나오거나 대선 전 1심 판결이 나올 경우 대선 정국을 뒤흔들 수 있어 문재인 정부 마지막 임기 1년을 앞두고 이 사건 재판이 ‘태풍의 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3부(재판장 장용범) 심리로 1년 4개월 만에 열린 선거개입 의혹 첫 재판에서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전 울산경찰청장)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피고인들은 송 시장에 대한 공약 지원 등 선거개입 및 야당 후보 비리에 대한 ‘하명 수사’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재판부는 오는 18일 공판준비기일을 열어 피고인들의 증거인부 의견을 듣고 24일 두 번째 정식 공판을 열기로 했다. 앞서 1년 이상의 공전 끝에 첫 공판이 열리긴 했으나, 또다시 공판 준비기일이 추가로 잡히고 서증(書證·서면 증거) 조사 일정도 미뤄지는 등 재판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15명에 이르는 피고인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면서,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참고인 조서 등에 피고인들이 동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앞으로 증인이 다수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해당 재판이 현 정권과 깊은 연관이 있는 사건인 만큼 집중 심리를 통해 지체 없이 진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이 사안은 범죄의 내용이 아주 복합적이고 광범위해 단시간에 결론을 내기 힘들 수 있지만, 재판부 의지에 따라 집중 심리를 통해 1년 내에 결론을 내릴 수도 있다”며 “내년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면 송 시장은 물론 현 정부의 임기를 모두 채워주게 되는데, ‘지연된 정의는 정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 신속한 심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만약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1심 선고가 나올 경우 유·무죄 등 결과를 떠나 향후 정국에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판사 출신의 한 원로 법조인은 “이 사건은 청와대가 선거에 개입해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한 것으로, 내년 대선 전 1심에서 유죄 선고가 나오면 대선을 앞두고 현 정권 역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지 기자 eun@munhwa.com
이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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