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상 장애인 중졸 학력 취득
올 첫 검정고시 3703명 합격


‘재택시험으로 중졸 학력을 취득한 와상 장애인, 84세에 초등학교 졸업 성공한 할머니….’

서울시교육청은 올해 첫 초·중·고등학교 검정고시에 4323명이 응시해 3703명이 합격했다고 11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합격률은 85.65%로, 지난해 치러진 검정고시 2회 평균 합격률 83.64%보다 소폭 상승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검정고시 합격률은 초졸 시험이 95.6%로 가장 높았고, 중졸 시험 87.0%, 고졸 시험 84.1% 순이었다. 검정고시 평균 합격률은 2018년 74.5%, 2019년 79.1%, 2020년 83.6%로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최고령 합격자는 초졸 시험에 합격한 장명자(여·84) 씨, 중졸 시험에 붙은 김금자(여·84) 씨, 고졸 시험에 합격한 신숙자(여·80) 씨다. 중졸 최고령 합격자 김 씨는 지난해 초졸 검정고시에서도 최고령으로 합격했다. 초졸 시험 최연소 합격자는 최재원(12) 군이다. 유찬희(13) 군과 안우상(12) 군은 각각 중졸 시험과 고졸 시험에 최연소 합격했다. 유 군과 안 군은 각각 지난해 초졸과 중졸 시험에서 최연소 합격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별도시험장에서 응시한 자가격리자 2명도 모두 합격했다. 서울시교육청이 2018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검정고시’ 서비스를 통해 시험을 본 와상장애인 이은지(여·30) 씨도 중졸 검정고시에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했다. 찾아가는 검정고시 서비스는 고사장까지 이동이 어려운 중증 지체장애인에게 자택이나 본인이 평소 이용하는 복지관을 별도 고사장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도다.

어릴 때부터 침상에 누워서 생활한 이 씨는 장애로 인해 초등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그는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의 상처를 치유하는 심리상담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안고 검정고시에 도전했다. 이 씨는 “집 밖에 나갈 수 없어 학교도 다니지 못했는데, 서울시교육청의 지원 덕분에 집에서 공부한 노력의 결실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합격자는 서울시교육청 홈페이지에서 발표된다. 합격증명서, 성적증명서는 합격자 발표 이후 서울시교육청 홈에듀민원서비스나 초·중·고등학교 행정실, 교육지원청 민원실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우편 교부도 가능하며 신청 방법은 교육청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권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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