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국거래소에서 SKIET 상장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손병두(왼쪽 여섯 번째)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노재석(〃 일곱 번째) SKIET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한국거래소에서 SKIET 상장을 기념하기 위해 열린 신규상장 기념식에서 손병두(왼쪽 여섯 번째) 한국거래소 이사장과 노재석(〃 일곱 번째) SKIET 대표이사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거래소 제공
상장 첫날 ‘따상’ 실패 왜

세계 3위 2차전지 분리막 업체
작년 순익882억, 수익성 안높아
공모가의 주가수익비율은 85배
美 기술주가 폭락 영향도 악재로


청약 광풍을 일으켰던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11일 20%대 낙폭을 보이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고 있다. SKIET 주가 고평가 논란과 금리 인상 우려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SKIET 주가는 이날 오전 한때 24.52% 하락한 15만8500원을 기록하며 폭락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꼽혀온 SKIET는 앞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흥행하며 상장 초기 주가 급등을 예고해 왔다. SKIET는 세계 3위 규모의 2차전지 분리막 생산 업체다. 주요 고객사는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파나소닉 등이다. 특히 SKIET는 지난달 28~29일 진행된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80조9017억 원을 끌어모으며 역대 최대 증거금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여기에 상장일에 유통 가능한 주식이 전체 발행 주식의 15.04%로 적은 편이어서 ‘따상’(시초가가 공모가 2배 기록 후 상한가) 기대가 컸다. 보통 유통 물량이 적을수록 상장 이후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SKIET의 이날 주가폭락에 대해 증권가는 그동안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SKIET의 기업가치가 고평가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SKIET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진 분리막 업체 중 하나지만 수익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는 점을 들었다. SKIET의 지난해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4693억 원, 882억 원이다. 지난해 이익을 기준으로 계산한 공모가의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에 이른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본력, 케펙스 진입 장벽, 원가구조 등을 고려했을 때 14만8000원이 적정 목표주가”라고 말했다. 현재 주가는 16만 원 초반대에 형성돼 있다. 지금도 높다는 의미다.

향후 전고체 전지 시대가 도래할 경우 SKIET가 가진 기술이 도태될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7~2028년 전고체 전지 도입이 시작될 경우 적정 주가 범위는 4만~7만 원으로 크게 낮아진다”고 밝혔다. 전고체 전지는 SKIET 주력인 분리막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본격 확산될 경우 SKIET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미국 기술주가 하락도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국 나스닥 시장이 2.5% 이상 폭락한 데 대해 “경제 정상화에 따른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그에 따른 금리의 추세적 상승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금리 변화에 민감한 기술주들이 급락세를 보였다”고 진단했다. SKIET 역시 기술주로 분류돼 금리 인상에 취약한 종목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이날 코스피 자체도 하락하고 있다. 전날 3249.30에 마감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던 코스피 지수는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날 대비 1.46%(47.47포인트) 하락한 3201.84를 기록 중이다.

송유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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