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창 성송초등학교 신미정 교사

나의 유년시절 스승의 날을 떠올리면 잊히지 않는 순간이 있다. 선생님 교탁 위에 가득 쌓인 수많은 선물과 내가 쓴 작고 초라한 편지 한 통. 선생님에 대한 순수한 감사의 마음으로 전날 밤을 새워가며 써내려갔던 편지가 부끄러워지는 순간, 선생님은 나를 따로 불러 수많은 선물 중 내 편지가 가장 감동적이었다고 너무나 고맙다고 이야기해 주었다. 내가 선생님이 돼야겠다고 마음먹었던 때가 그때부터였을까? 내가 어떤 마음으로 편지를 써내려갔는지 알기에 선생님이 된 지금, 편지를 받으면 그때 나의 담임선생님처럼 아이들에게 참으로 고마움을 느낀다. 그리고 답장도 빼먹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작년 스승의 날에는 온라인 개학 때문에 아이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면서 편지를 받게 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여느 때처럼 화상수업이 끝나고 다음 날 수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반 아이가 엄마 휴대전화를 빌려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왔다. 본인과 친구들을 가르치느라 힘드셨을 텐데 감사하다고, 앞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잠잠해져서 등교하게 되면 더욱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평소 성실하고 꼼꼼해 항상 다른 친구들보다 늦게까지 과제를 마무리해서 늘 마음이 쓰이던 아이였다. 밤 9시, 10시에 과제를 보낼 때도 있어서 너무 늦게까지 고생하는 게 아닌가 싶어 걱정스러웠는데 나의 수고를 먼저 생각해주는 그 마음이 참 예뻤다. 비록 오프라인에서 받는 손편지는 아니었지만 온라인으로 전하는 마음도 한결같았다.

평소 쑥스러워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말도 글로 쓰면 편하다. 진심을 보다 솔직하게 전달할 수 있다. 우리 학교는 졸업앨범에 선생님 편지를 싣는데, 매년 하는 일인데도 쓸 때마다 눈시울이 붉어진다. 편지를 쓰려고 펜을 잡고 있으면 1년 동안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있었던 일들이 사진첩 훑듯이 지나가면서 정말 다양한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감정이 다양해서 어떤 말로 시작해야 할지 한참을 기다리다 겨우 글을 써내려가기 시작하면 또 금세 한 장을 꽉 채운다. 아이들에게 드는 감정은 주로 고마움과 미안함이다. 부족한 선생님이지만 잘 따라주고 좋아해줘서 고맙고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알기에 항상 미안하다. 아이들에게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전해지기를 바라며 편지를 마무리한다.

요즘은 나도 편지를 잘 쓰지 않게 된다. 편지보다는 문자나 메신저로 마음을 전할 때가 더 많다. 급하게 쓰다 보니 글도 뒤죽박죽이고 내용이 잘 전달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편지가 귀해질수록 편지가 가지는 힘은 더 커지는 것 같다. 차분히 한 글자 한 글자 써내려간 진심이 담긴 편지가 그리워지는 요즘, 나부터 먼저 편지를 자주 써야겠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제6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전국 감사편지 공모전/

주제 : 편지를 통해 선생님, 부모님, 친구에게 감사의 마음 전하기

응모자격 : 전국의 모든 초·중·고등학생 및 청소년

접수기간 : 2021년 3월 1일(월)∼6월 30일(수)

접수방법 : 인터넷 검색창에 ‘초록우산 감사편지’ 검색 또는 전화 신청(1833-3482)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