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5월은 4% 될 수도”
물가상승 잡으려 긴축 전환땐
가계·기업 연쇄 타격 불가피
자산버블 꺼지면 경제 치명타
세계적인 물가 폭등에 따른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순조롭지 못하면 글로벌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대외 의존도가 높은 소규모 개방 경제인 한국 경제도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경제계에 따르면, 한국뿐 아니라 미국·중국 등 세계 주요국 물가가 일제히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리고, 양적 완화(기준금리가 0에 가까운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직접 시중에 통화를 공급하는 정책)를 단행한 것으로도 모자라 엄청난 재정(국민 세금)까지 투입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세계적인 물가 상승은 결국 세계 각국 통화정책의 정상화를 이끌 수밖에 없는데,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이 ‘소프트랜딩(연착륙)’하지 못하면 글로벌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시중에 풀린 과잉 유동성(돈)→물가 상승→금리 인상→한계기업·가계 등 연쇄 도산→경제 위기→다른 나라로 경제 위기 전염’의 악순환이 발생할 개연성이 크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고 경기를 활성화하기 위해 추가 재정 투입을 추진하고 있다. 백신 보급으로 코로나19 확산이 다소 진정되고 경제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면서 국제유가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것도 세계적인 물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미국 노동통계국(Bureau of Labor Statistics)이 12일 발표한 올해 4월 미국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4.2%나 폭등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시절인 2008년 9월(4.9%)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역시 올해 1월만 해도 0.6%에 그쳤지만, 3월 1.5%, 4월 2.3%에 이어 5월에는 3~4%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올해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넘으면 2012년 2월(3.0%) 이후 9년 3개월 만에 처음 3%를 넘는다.(문화일보 2021년 5월 6일 자 21면 참조)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5월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며 “4% 이상을 기록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중국도 올해 4월 생산자물가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인 6.8% 올랐다. 4월 소비자물가는 0.9%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생산자물가가 큰 폭의 오름세를 기록했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물가도 크게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등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는 상황에서 중국의 소비자물가마저 대폭 상승하면 전 세계적인 물가 폭등을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 긴축정책과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선택지를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한계에 몰린 가계와 기업이 어려워지면 글로벌 경제에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해동·이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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