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난 탓 아니다” 밝혔지만
‘탈원전 반대 목소리’ 높아져


오는 8월 새로운 원전의 가동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앞둔 대만에서 13일(현지시간) 전력 공급망 이상에 따른 대규모 정전이 발생했다. 대만 당국은 송전 과정의 문제일 뿐 전력 부족 문제가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전력난에 대비해 원자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세계 제일의 원전 대국을 꿈꾸는 중국도 최근 기술적 진전으로 바닷물에서 우라늄을 추출할 수 있게 됐으며, 조만간 관련 시설 건설에 착수한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37분쯤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의 고압 변전소 설비에 이상이 생겼다. 이로 인해 인근 싱다(興達)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이 외부에 공급되지 못해 발전소 가동이 중단됐다. 이 여파로 수도 타이베이(臺北)를 비롯해 대만 전역의 전력 공급이 부족해졌고, 대만전력은 구역별로 돌아가면서 50분씩 전기 공급을 중단하는 순환 정전을 시행했다. 대만은 전기가 부족해지는 비상시를 대비해 전체 가구를 A조에서 F조까지 총 6개 조로 나눠 순환 정전을 하는데, 이날 C조와 D조에 속한 약 400만 가구에 전기공급이 중단됐다.

대규모 정전의 원인에 대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날 “전력망 이상으로 인한 사고”라고 밝혔다. 특히 차이 총통은 전력난에 따른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전 사고 직전 전력 예비율은 10.1%로 높았다”고 강조했다. 탈원전 정책 때문이 아니라는 취지지만, 2017년 8월 이후 또다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면서 대만 내 탈원전 반대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편 오는 2030년 세계 제일의 원전 대국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은 2026년 바닷물에서 연간 수t의 우라늄을 얻을 수 있는 시설의 건설을 시작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중국 칭화(淸華)대 원자력신에너지기술연구소가 지난 3월 학내 학술지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우라늄 흡수 물질의 효율은 1960년대에 비해 30배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이에 따라 바닷물에서 우라늄을 획득할 수 있는 공정이 가능해졌다.

베이징 = 박준우 특파원 jwrepublic@munhwa.com
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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