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경연 ‘5대 고용난제’ 보고서

‘無고용’ 자영업자 29개월째↑
구직포기도 14개월연속 증가
‘노인>청년’ 일자리 역전현상
週 36시간미만 근로자 급증
제조업 고용감소도 난제꼽혀


종업원도 두지 못하는 ‘나 홀로 사장’ 자영업자들이 늘고, 구직 단념자도 계속 증가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자 수가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이 회복세라고 하지만, 일자리의 ‘질’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계에서는 정부 주도로 만들어내는 ‘단기 알바’ 공공 일자리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민간 기업의 활력을 키워 고용 창출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지난달까지의 통계청 수치를 바탕으로 작성한 ‘우리나라 5대 고용 난제’ 보고서를 14일 발표했다. 한경연은 보고서에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감소 △구직 단념자 증가 △공공일자리 증가와 제조업 일자리 감소 △노인 일자리의 청년 일자리 추월 △단시간 일자리 증가 등을 5대 난제로 꼽았다.

한경연은 우선 문재인 정부가 ‘좋은 일자리’라고 지목한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수가 2018년 12월 이후 29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2019년 2월 이후 27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한경연은 “자영업자들이 종업원을 줄이고 ‘나 홀로 사장’이 되는 경향이 지속하고 있다”고 풀이했다.

또 한경연 분석에 따르면, 구직 단념자는 지난해 3월 이후 14개월 연속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세를 이어갔다. 한경연 관계자는 “이전에 구직 단념자 증가 추이가 14개월 이상 계속됐던 것은 저신용자에게도 신용카드를 마구 발급해주다 신용불량자가 급증했던 ‘카드 사태’(2003년 4월∼2004년 7월) 때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9월∼2011년 1월) 등 두 차례뿐이었다”고 지적했다.

한경연은 노인 일자리가 청년 일자리보다 많아진 것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2016년 1월 당시 60세 이상 피고용자는 326만4000명으로, 15∼29세 피고용자(386만6000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60세 이상이 540만8000명으로, 15∼29세(383만2000명)보다 157만6000명이나 많았다.

단기 일자리만 급속히 늘어나는 것도 고용의 질 악화 실태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16년 1월 당시 주 36시간 미만 근로자는 386만8000명이었으나, 지난달에는 578만 명에 달했다. 이에 비해 주 36시간 이상 근로자는 같은 기간 2109만2000명에서 2103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또 공공 일자리가 다수 포함된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 종사자는 2016년 1월 172만6000명에서 지난달 249만2000명으로 늘었으나, 제조업 일자리는 같은 기간 467만3000명에서 438만6000명으로 줄었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김성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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