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격 비싸지만 판매 불티
때 이른 더위와 함께 호텔 빙수가 다시 돌아왔다. 14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롯데호텔이 지난 7일 애플망고 빙수와 멜론자몽 빙수 등을, 신라호텔이 5월 초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를 각각 선보이며 ‘빙수 대전(大戰)’의 막이 올랐다. 국내 다른 특급호텔에서도 신제품 빙수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애망빙’(신라호텔의 애플망고 빙수)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앞서 신라호텔의 ‘애망빙’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두 시간씩 줄을 서서 대기해야 먹을 수 있는 등 이례적인 ‘빙수 팬덤’까지 형성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신라호텔 서울의 ‘애망빙’ 가격은 처음으로 한 그릇에 6만 원을 넘어섰다. 올해 가격은 6만4000원으로 지난해(5만9000원)보다 8.4%가량 올랐다. 신라호텔 측은 “매년 수급 상황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미 평일 오후 시간부터 빙수를 판매하는 카페 좌석이 연일 만석을 채우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운영하는 웨스틴조선호텔 서울에서도 지난달부터 일찌감치 애플망고 빙수와 수박 빙수를 판매 중이다. 하얏트 체인의 호텔 ‘안다즈 서울 강남’도 올해 애플망고 빙수 시장에 뛰어들었다.
5만~6만 원을 오가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호텔 빙수의 인기는 매년 급증하고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특급호텔의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가장 진입 문턱 낮은 품목 중 하나가 빙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특급호텔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자체가 하나의 문화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스몰 럭셔리’가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반드시 특별한 날이 아니더라도 기분전환을 위해 서울 시내 특급호텔을 찾는 사람이 늘어났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올해 이 같은 호텔 빙수 수요를 노리고 특급호텔로서는 이례적으로 빙수 테이크아웃 서비스까지 나왔다. 롯데호텔 서울은 이번 달부터 테이크아웃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픽업 3시간 전까지 유선 또는 온라인 예약을 통해 주문하면 고객이 바로 빙수를 수령 가능하도록 했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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