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염 추기경은 이날 서울대교구청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30여 분 환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명동밥집이 시작될 때 SK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시고 자원봉사에도 함께 해주셨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명동밥집을 이용하는 분들을 위해 교회가 좋은 나눔을 할 수 있도록 애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최 회장은 “사회 안전망에도 많은 관심을 가지는 것이 오늘날 기업이 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나라의 사회 복지 분야에서 오랫동안 애쓰고 계시는 가톨릭교회와 올해 처음 시작한 명동밥집에 도움을 드릴 수 있어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SK그룹에서 그동안 전국에 있는 결식 아동들을 위해 도시락을 보냈는데, 식권을 배부하고 식당을 배정해주면 식당을 이용하는 아동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을 수 있고, 필수 영양소가 들어간 도시락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침 언론을 통해 명동밥집 개소 소식을 접해 가톨릭교회와 함께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염 추기경은 “오늘날 소외되고 그늘진 곳에 있는 분들을 위한 봉사와 나눔은 종교에서만 할 것이 아니라 기업에서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팬더믹 상황에서 어려운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들을 위해 봉사하라는 말씀을 여러 번 하셨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최 회장께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아 개인적으로 기뻤다”며 “소상공인들을 위해 많은 일을 해주시기를 바라고 잘 해내시기를 기도하겠다”고 축하 인사를 건넸다. 최 회장은 “부족한 것이 많아 제가 더 많이 잘 들으려고 노력하겠다”며 “추기경께서 말씀하신 대로 크고 작은 모든 기업이 상생, 공존할 수 있도록 소통하고 최선의 길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보통 기업에서 성금으로 복지사업을 지원하는데 SK그룹에서는 ‘한끼 나눔 온(溫)택트 프로젝트’를 통해 명동 인근의 소상공인들도 상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1석 2조로 도움이 됐다”면서 “우리 가톨릭교회도 더 많은 사람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많이 연구해야겠다”라고 전했다. 또 “명동 주변 음식점에서 성실하게 도시락을 만들어주셔서 질이 좋은 음식들을 명동밥집을 이용한 분들이 드실 수 있었다. 다른 기업에도 이런 문화가 잘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환담 후 최 회장에게 감사의 선물로 직접 서명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환경에 관한 회칙 ‘찬미받으소서’ 책과 한복 차림의 성모와 아기 예수를 그린 장우성 화백의 1954년 작 ‘성모자상’의 축소판 그림을 선물했다. 이 작품은 2017년 로마 바티칸박물관에 전시됐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서 운영하는 무료급식소 ‘명동밥집’은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오픈이 지연돼 지난 1∼4월 노숙인들에게 도시락을 나눠주며 한시적으로 운영됐다. SK그룹은 서울 중구 명동·회현동 중소 음식점들에 도시락을 주문해 명동밥집에 공급하는 ‘한끼 나눔 온(溫)택트 프로젝트’로 명동밥집을 지원했다. SK는 도시락비 일체를 지원, 명동밥집을 통해 총 2만1470개의 도시락을 노숙인 등에게 제공했다. 최 회장이 도시락 메뉴 선정에도 고심하는 등 큰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밥집은 5월부터 자체 급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장재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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