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권광역급행철도(GTX-D) 축소노선(김포∼부천)에 대한 김포·검단 주민들의 반대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토교통부의 서울 여의도·용산 연장 방안에 대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주민들은 여전히 부천을 거쳐 GTX-B 선로를 지선처럼 이용하는 미봉책이라며 계속 반발하고 있다.

주민들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용역을 시행한 한국교통연구원이 해마다 수백억 원의 적자에 시달리는 주요 철도사업의 수요예측조사에 실패한 점을 들어 GTX-D 축소노선과 유사한 연장 방안에 대해 강한 불신감을 드러내며 서울 강남 직결을 고수하고 있다.

전문가들조차 국토부의 연장방안이 결국 GTX-D를 GTX-B 지선으로 추가하는 것으로 당초 서울 도심으로 빠른 이동을 위해 도입한 GTX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있다.

18일 경기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김포·검단 주민들의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GTX-D 열차 일부를 현재 추진 중인 GTX-B 노선과 선로를 공동 사용하는 방식으로 서울 여의도 및 용산까지 연장, 운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승객들이 부천이나 여의도·용산에서 평면 환승으로 갈아탈 수 있다.

일부 열차만 연장 운행할 경우 직결 노선 운행 횟수 등은 향후 GTX-B 사업자와 협의해 확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서울 직결 운행 열차를 제외한 상당수 열차는 부천 종합운동장역에서 환승해야 하는 직결·부천 환승 혼합 방식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은 정부의 노선연장 방안이 부천을 고수함으로써 기존 김부선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GTX-B 지선을 만들어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며 강남·하남 직결을 요구하고 있다.

김포·검단 주민들로 구성된 김포·검단 교통시민연대는 지난 15일 오후 김포시 장기동 라베니체에서 ‘GTX-D 원안사수· 5호선 김포연장을 위한 3차 촛불 집회’를 개최한 데 이어 다음 주 청와대·국토부 앞 집회를 계획하는 등 연일 반발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GTX-D 축소노선을 만든 한국교통연구원이 용인경전철과 인천공항철도에 대한 교통 수요 예측조사에서 하루 이용승객을 각각 13만9000명, 21만 명으로 계획하는 등 잘못된 수요예측조사로 주요 철도사업에 눈덩이 적자를 유발한 점도 정책 불신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는 주민들이 사업성이 높게 나온 GTX-D 원안을 축소한 계획(연장방안 포함)은 결국 사업이 더딘 GTX-B노선을 살리기 위한 의도라며 반발하는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김포시는 GTX-D 원안 반영과 5호선 김포 연장 등 광역철도망 구축을 위한 ‘범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16일까지 시민 10만3997명이 서명에 참여했다. 시는 그동안 제시된 의견과 20만 명의 서명부를 이달 말 경기도와 국토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정하영 김포시장도 “국토부는 임시 연장방안으로 GTX-D의 본질을 흐리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SNS에 비판글을 올리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7일 김포골드라인 릴레이 챌린지에 참여한 뒤 재검토를 요청하는 등 정치권도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GTX-D노선이 서울을 통과하지 않고 부천종합운동장역을 기점으로 정해진 것은 GTX-B의 일부(지선)에 불과한 것으로 당초 서울·경기 남부를 동서로 빠르게 이동하기 위한 GTX-D 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최근 출연한 한 라디오 대담 프로에서 “D노선과 B노선이 같은 선로를 쓰게 되면 D노선은 새로운 기능의 노선이라기보다는 B의 지선 정도로 봐야 한다”며 “수도권 주민들의 교통편의를 위해서는 사업비가 좀 들더라도 GTX가 A·B·C에서 그치지 않고 더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GTX-D 노선에 대한 재검토 여부는 다음 달 발표할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최종안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김포=오명근 기자 om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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