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을 찾아 떠난 태우형

인생과 사랑, 흐르는 세월에 대한 고민을 묻는 나훈아의 ‘테스형!’ 노래를 들으니 소크라테스가 아닌 태우 형이 생각나네요. 청춘의 도전장을 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 태우 형! 이국 멀리에서 잘 계시죠?

형 얼굴을 본 지도 어느새 20년이 지나가는데 오늘따라 형이 보고 싶어지네요. 형과의 인연은 벌써 37년이 지나가고 있어요. 형은 사관생도 시절 일본 야마오카 소하치의 시리즈 대망(大望) 책을 읽다가 새로운 꿈을 찾기 위해 떠나신 전설로 회자됐지요.

새로운 꿈을 이루기 위해 울타리를 박차고 나간 그분이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해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지인 소개로 태우 형 소식을 알게 됐어요. 그동안 형은 육군에 입대한 후 병장으로 만기 전역하고 연세대 경영학도로 탈바꿈하셨지요. 저는 생도 생활을 마치고 장교로 임관해 용문산에서 영공 수호의 관제 장교(특기 17) 생활을 했지요. 육군 전력에 공군기를 접근시켜 합동으로 CAS(Close Air Support)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시골 출신이라 휴일이 돼도 서울엔 갈 곳이 없어 막막했었는데 형의 신촌 하숙집이 그 고민을 풀어줬어요. 형은 하숙집 주인에게 저를 소개하면서 구수한 사투리로 “동생은 나라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니 한 상 차려 주세요”라고 얘기한 덕분에 하숙생들이 가족처럼 대해 주는 등 많은 신세를 졌지요. 주중엔 부대에서 근무하고, 휴일엔 형의 하숙집이 저의 휴식공간이 됐지요. 제가 형에게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군의 후배일 뿐만 아니라 친동생처럼 여기고 마음을 베풀어 주신 점이 마음의 빚으로 남아 있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려는 것입니다.

돌이켜 보건대, 제 눈에 비치는 형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습니다. 사관학교를 떠나 사회로 나가는 것도 다른 동기들에게 미치는 파장을 고려한다면 용기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었지요.

장교 지망생이 육군 사병으로 들어가 만기 전역하고 대학 입학시험을 치러 청춘의 로망인 SKY 명문대 중 연세대에 진학했습니다. 형은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민간항공 비행기 남자 승무원도 했고, 대한민국 최고의 S그룹에 입사했으며 나중에 컴퓨터 AS 회사를 경영하다가 미국으로 떠나셨지요. 이러한 형의 과거 행적을 살펴보면 형은 다가오는 시련에 흔들리지 않고 정면으로 돌파, 꿈을 실현해 갔지요. 아마 미국에서도 형 나름대로 특유의 돌파력과 뚝심으로 잘 헤쳐나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요. 그래도 형을 믿으며 지금까지 인생역정을 성공적으로 이겨낸 굳센 의지와 저돌적인 도전정신에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냅니다. 형 더욱 건강하시고 힘내십시오.

태우 형, 어느새 이마에 나이 60세라는 계급장을 달고 보니 참으로 세월이 빠름을 새삼 느끼게 됩니다. 우리네 인생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한순간도 긴장을 풀기가 어려운 여정인 것 같군요. 한고비 지나면 또 다른 고비가 어김없이 나타남으로써 숱한 어려움과 시련을 인내와 끈기로 극복해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형 보고 싶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옛날이야기 하면서 삼겹살에 소주 한잔 걸치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네요. 형님 이국 멀리에서 더욱 건강하시고 다시 뵙는 그날까지 안녕히 계십시오. 태우 형 사랑합니다. 그리고 보고 싶습니다.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이준희 북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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