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가포르·판문점 선언 재확인

제재관련 언급없어 北호응 의문
北을 회담장 불러낼 유인책 없어
韓·美 당국, 긴밀 후속협의 돌입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지난 21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통해 2018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 등 기존 대북 합의를 재확인하면서 한·미 당국이 곧바로 대북 문제에 대한 긴밀한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 김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차관보 대행을 공석이던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에 발탁하는 등 대북 접근에서 한국 측 입장을 일부 수용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 출연해 한·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조치와 관련해 “미국 정부나 의회 또 시민사회, 언론 등을 통해서 우리 정부의 대북접근 전략과 구체적인 정책 이런 것들에 대해서 충분히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그런 소통의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며 “남북관계뿐만 아니라 북·미관계가 다시 대화를 재개하고 평화를 향해서 한발 나아갈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조성했다”고 밝혔다.

한·미 당국이 대북정책 방향을 공유했어도 정책 속도 차이는 향후 풀어야 할 숙제로 꼽힌다. 미국은 성 김 차관보 대행을 대북정책특별대표에 임명하면서도 북한의 후속조치를 촉구했는데, 이는 임기 초반인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의 반응을 기다리겠다는 의도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23일 ABC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반도 전체 비핵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기회가 북한에 외교적으로 관여하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며 “북한으로부터 분명한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공은 북한 코트에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임기가 10개월가량 남은 문재인 정부로선 양국 간 후속조치 작업을 통해 미국의 정책 속도를 가속화시키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

북한이 기대하던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나 제재 유연화 등의 조치는 한·미 정상의 공동성명에 언급되지 않아 대북정책의 당사자인 북한이 대화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 입장에선 먼저 움직이는 것이 전략적으로 부담이 된다고 판단해 섣불리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철순 기자 csjeong1101@munhwa.com, 워싱턴=김석 특파원

관련기사

정철순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