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2시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승강장 옆에 마련된 손정민(22) 씨 추모공간에는 200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국화꽃을 들고 조용히 추모하거나 ‘진상규명 촉구’ 피켓을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는 시민도 있었다. 진상규명 피켓을 강아지 목줄에 달고 온 홍모(45) 씨는 “사건을 사고로 만들려 하는 경찰을 못 믿어서 지난주에 이어 또 나왔다”고 말했다.

한강에서 지난달 25일 실종돼 30일 숨진 채 발견된 손 씨의 사망 경위를 밝히기 위한 경찰 수사가 한 달이 되고 있지만 명확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 공간을 중심으로 각종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한 60대 남성이 “외삼촌이 수사 총 책임자고, 목격자 7명은 매수됐다”고 하자 주변 시민들이 맞장구를 쳤다. 70대 여성은 “국민을 개·돼지로 본다”며 “우리를 잡으려고 경찰차를 10대씩이나 동원한 미친 ×들”이라고 격양된 표현을 내뱉었다. 오후 7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진행된 온·오프라인 통합 집회에도 500여 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경찰이 손 씨의 사망 원인을 실족사로 몰고 가고 있다”며 27가지 의혹을 제기했다.

시민의 의문, 수많은 음모론을 해소하기 위해서 경찰은 수사 결과를 투명하게 있는 그대로 발표하는 수밖에 없다. 당일 목격자 진술 신빙성 검증, CCTV 분석 등 과학적 수사 결과물을 이른 시일 내 공개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그동안 광우병 괴담, 세월호 7시간 행적 등 많은 ‘카더라 ’식 여론에 흔들렸다. 안타까운 손 씨의 사망은 사고일 수도 있고, 사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확실한 증거가 나올 때까지 판단은 냉정해야 한다. 의혹 제기를 넘은 일부 유튜버의 검증되지 않은 주장의 제기도 자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김보름 사회부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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