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명실상부한 골프 강국이다. 세계 최대인 미국 여자 프로골프협회(LPGA) 투어는 박세리 이후 우리 선수들이 20여 년 장악하고 있고, 남자프로골프(PGA) 대회에서도 최근 이경훈이 한국 선수로 8번째 우승하는 등 도약하고 있다. 특히 여자 골프는 세계 최강이다. 세계 톱 10에만 1∼3위인 고진영·박인비·김세영에 김효주(7위)까지 4명이나 된다. 유소연·이정은6·박성현 등도 20위 이내다. 이들에 이어 박세리 키즈·박인비 키즈로 불리는 유망주들이 매년 속속 등장한다. 한국은 오는 7월 도쿄올림픽에서도 미국·유럽·태국·일본 등을 앞서는 강력한 2연패 후보다.
세계 3대 골프업체 중 두 곳이 한국 업체 소유라는 사실도 놀랍다. 얼마 전 토종 사모펀드(센트로이드 PE)가 테일러메이드를 사상 최대인 17억 달러(1조9000억 원)에 인수한 것이다. 지난 2011년 미래에셋그룹과 휠라코리아 컨소시엄이 타이틀리스트를 자회사로 둔 세계 1위 아쿠쉬네트를 10억 달러에 사 세계적인 화제가 됐는데, 이를 뛰어넘었다. 수익을 겨냥한 투자라도 의미가 적지 않다. 테일러메이드는 남자 최정상인 더스틴 존슨, 타이거 우즈 등 기라성 같은 선수들의 클럽과 골프공 등을 생산한다. 골프 장비는 세계 1위, 골프공은 세계 3위다. 예전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한국 골프 산업이 호황인 점도 배경이다. 최근 20∼40대 골프 인구가 크게 늘어 관련 매출이 급증세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적으로 평일에 골프장 부킹이 어려울 정도다. 코로나 사태로 해외 골프 수요가 국내로 몰린 덕도 크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골프는 승마·피겨스케이팅 등과 더불어 대표적인 선진국형 스포츠로 꼽혀 왔다. 이런 골프에서 한국이 강하니 세계가 놀란다. 선수들의 피와 땀이 밴 도전에 박수를 보내야 하는 이유다. 이경훈의 도전 스토리 역시 감동이다. 그는 지난 2016년 미국 진출 전에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2승씩 거뒀던 챔피언이었다. 그런데도 미국 2부 투어 맨바닥부터 시작해 80전 만에 우승했다. 그는 현재 세계 랭킹이 단숨에 60위로 뛰어올랐고, 임성재(23위) 김시우(50위) 등과 올림픽 진출 경쟁도 벌일 예정이다. 스포츠든 비즈니스든 세계 도전은 항상 위대하고 아름답다.